by경계영 기자
2014.09.18 19:09:13
대우조선해양·한진重도 강등
삼성ENG와 합병 앞둔 삼성重 '보류'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의 신용등급이 6년 만에 강등됐다. 지난 상반기 대규모 ‘실적 쇼크’에 등급전망(아웃룩)이 ‘부정적 검토’로 내려간 지 2달 만이다.
대형 3사에 꼽히는 대우조선해양(042660)뿐 아니라 한진중공업(097230)의 신용등급도 함께 하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18일 현대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AA-’에서 ‘A+’로, 한진중공업은 ‘BBB+’에서 ‘BBB’로 각각 내려갔다. 세 조선사의 아웃룩은 모두 ‘안정적’이다.
한기평은 지난 7월 말 현대중공업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면서 조선업종 전반에 대한 신용등급 점검 계획을 밝혔고 이에 따라 이날 등급 조정이 실시됐다.
나빠진 수주 환경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기평은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으로 대표되는 대형 3사의 건조·수주역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장기 업황 부진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수주환경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3사가 호황기에 누렸던 과점적 시장지배력에 기반한 초과수익력이 상당 부분 약해졌다”며 “중단기적으로 최고시황 대비 저하된 손익·현금흐름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선부문의 부진에 대안으로 제시됐던 해양플랜트 시장의 변화도 조선사의 발목을 잡았다. 대형 3사는 LNG선, 시추선(Drillship),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하이엔드(High-End)시장을 과점했지만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대형 3사 간 시장 리더십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형 해양생산설비 프로젝트의 경우 EPCI(설계·구매·시공·시운전) 수행능력이 요구되는 등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
한기평은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축적해 사업을 안정시키고 손익·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대형 3사인 삼성중공업(010140)(AA, 안정적)은 이번 등급 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기평은 “다른 조선사가 2010년을 고점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을 냈다”며 “올해 해양플랜트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타사 대비 우량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