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울릉도 ‘물난리’ 본 외국인, 삽부터 들었다
by권혜미 기자
2024.09.13 23:02:24
여행 유튜버 ‘닉 케이’, 울릉도 방문
‘300m’ 역대급 폭우에 피해 심각
시민들과 힘께 삽 들고 ‘복구 작업’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최근 경북 울릉도에 46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여행을 위해 우연히 울릉도를 방문한 미국인 유튜버가 수해 현장을 직접 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3일 유튜브 채널 ‘닉 케이’(Nick K)에는 ‘울릉도에 도착한 모습에 충격을 받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2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닉은 자전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유튜버로, 최근에는 한국을 여행하고 있다.
본래 독도로 갈 계획이었던 닉은 먼저 울릉도를 방문했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울릉도에는 300㎜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많은 피해를 입었다. 울릉도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내린 것은 1978년 8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닉은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매섭게 물이 들이치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며 “산사태의 여파인가? 거리가 진흙탕과 나뭇가지, 바위로 뒤덮인 것 같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실제 닉의 영상에서 울릉도 시내 곳곳이 진흙과 돌덩이에 휩쓸리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집과 가게 안으로 들어온 빗물과 토사를 치우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닉은 “며칠 동안 섬에 갇혀서 청소나 복구 같은 걸 도와야 할지도 모른다”며 “호텔로 돌아가 지갑과 휴대전화를 놓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후 닉은 직접 삽을 들고 소방대원,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도왔다. 그는 “차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뿐”이라며 “길 한가운데 진흙을 모두 제거한 뒤 길가의 바위를 모두 없앴는데 바위는 계속 몰려든다”고 설명했다.
첫날 여행의 후기를 밝힌 닉은 “내가 그런 폭우에 바로 뛰어들 줄 알았겠나. 미칠 것 같다”면서도 “다들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제가 알기로는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어떤 사람들의 집과 사업장은 꽤 심하게 피해를 입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의 독도를 알리고 수해 복구를 지원하는 외국인 유튜버가 있다? 성공하시길”, “고마운 이방인”, “일 도와주는 게 쉽지 않은데 감사하다”, “빠르게 회복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