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중국 투자 대안은 이곳”…인도 비중 늘리는 사모펀드들
by허지은 기자
2024.03.20 17:39:02
스틱·어펄마 등 인도 현지기업 투자 확대
KKR·칼라일 등 글로벌 PE도 조단위 투자
“젊은 인구·스타트업 경쟁력…매력 높아”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서 소형 자산운용사까지. 최근 국내 자본시장 큰 손들이 ‘기회의 땅’ 인도로 향하고 있다. 인도 비상장 기업에 선제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현지 금융사와 손잡고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파른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인도는 성장이 둔화된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는 최근 인도 온라인 약국 플랫폼 제노헬스의 시리즈C 자금조달을 주선했다. 2500만달러(약 330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인도 벤처캐피탈(VC) 라이트박스가 참여했다. 제노헬스는 2017년 설립된 약국 플랫폼으로 인도 전역에 1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틱인베가 인도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인도 배달 플랫폼 던조(Dunzo)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 △인도 병원체인 기업 사히아드리(Sahyadri) 병원 △농산물 도매 플랫폼 닌자카트(Ninjacart)에도 투자했다. 이중 사히아드리 병원 지분은 지난해 8월 캐나다 3대 연기금인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에 매각해 인도 시장의 첫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과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 6개 지역에서 활약 중인 어펄마캐피탈 역시 인도 투자에 적극적인 사모펀드 중 하나다. 2007년 인도 디젤 발전기 제조사 파워리카(Powerica) 투자를 시작으로 △운송업체 오션스파클(Ocean Sparkle) △여행 플랫폼 TBO △헬스케어 기업 티루파티(Tirupati) △소형 금융사 벨스타(Belstar) △가전 제조사 이팩 듀러블(Epack Durable) 등을 대표 포트폴리오로 보유 중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역시 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2020년 인도 최대 통신사이자 릴라이언스 그룹 자회사인 지오 플랫폼(Jio Platforms)에 15억달러(약 1조8400억원)을 투자했다. 경쟁사 칼라일도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2억3500만달러(약 3150억원)를 투자했고, 인도 억만장자 아자이 피라말의 제약사업 지분 20%를 4억9000만달러(약 657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소형 운용사 중에선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 인도 비상장 기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차량호출업체 올라(OLA) △애드테크기업 버스이노베이션(VerseInnovation) △음식배달 플랫폼 스위기(Swiggy) 등이 대표적이다. 2007년 설립된 버스이노베이션의 경우 2022년 시리즈J 라운드에서 8억500만달러(1조1400억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50억달러(6조7000억원)를 인정받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도 증시의 니프티50 지수는 최근 1년간 28% 넘게 상승했다. 중국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인도가 신흥 시장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며 “젊은 인구와 IT(정보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탄생이 늘어나고 있어 ‘인도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