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독재자’ 발언에 中 “미·중 관계 선동 세력 있어”(상보)

by이명철 기자
2023.11.16 16:51:28

美 대통령, 시진핑 만난 이후 또 ‘독재자’ 발언
中 외교부 “무책임한 정치 조작” 바이든 언급 안해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에 중국측이 즉각 반발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기보다는 양국 관계를 훼손하려는 의도의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회담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Dictator)라고 부른 것과 관련해 “이러한 수사는 매우 잘못됐으며 무책임한 정치적 조작”이라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국에서 1년여만에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군사 대화를 재개하고 펜타닐 차단에 협력키로 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회담을 두고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글쎄 봐라, 그는 그렇다(Well, look, he is)”며 “그는 1980년대 이래 독재자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그는 공산당을 이끄는 남자”라며 중국 체제에 대해 부연 설명을 했지만 이미 뱉어낸 ‘독재자’ 발언은 곧장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르면서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날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돌발 질문에 또다시 독재자를 언급한 것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독재자 발언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규탄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마오닝 대변인은 “미·중 관계를 선동하고 훼손하려는 은밀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늘 있기 마련이고 그들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묻는 후속 질문에는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중국측 입장을 살펴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독재자 발언을 인정하긴 했지만 기자회견에서 특정 의도를 가진측이 이러한 답변을 유도했다고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시 주석에 대해 “지난 3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 3000여 명이 다른 후보자가 없는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 3선에 성공했다”며 “지난 10년 동안 정책 입안과 군사 부문에서 권력을 강화하면서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로 간주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