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매출 없이 상장 유지 가능한 코아스템…한국 임상데이터 美 직행
by김유림 기자
2021.07.13 16:46:41
혁신형제약기업 유효기간 2022년 6월까지
루게릭병 치료제 임상 3상 환자 50% 모집
FDA, 한국에서만 진행한 임상 데이터 인증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아스템(166480)이 코스닥 유지 조건 연매출을 충족하지 못해도 한국거래소 제재를 받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코아스템은 세계에서 5번째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알’ 임상 3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한국 데이터만으로 미국 품목허가로 직행할 수 있는 혜택을 획득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아스템의 지난해 별도기준 연매출은 18억원에 불과하다. 특례상장 회사는 상장 5년 이후에는 연매출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코아스템은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2015년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유예기간 5년(2015~2019년)이 모두 경과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제재는 없었다.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연장받았기 때문이다. 코스닥상장규정 제2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말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혁신형제약기업은 관리종목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일반 제약사 32개사, 바이오벤처사 10개사, 외국계제약사 3개사 등 총 45개사가 혁신형 제약기업에 들어갔다. 이 중 상장 5년이 경과한 기업 중에서 코아스템이 유일하게 연매출 30억원에 미달했다. 코아스템의 혁신형제약기업 유효기간은 2022년 6월 30일까지다.
회사 측은 코로나 여파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알 매출이 타격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아스템 관계자는 “주로 한양대 병원에서 뉴로나타-알 투여가 진행된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등 병원이라는 특성상 코로나 노출 가능성이 높다. 루게릭병 환자가 코로나 노출을 감수하고 병동을 출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뉴로나타-알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뉴로나타-알은 2014년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국내 조건부 시판허가를 받았다. 현재 한국에서 승인된 루게릭병 치료제는 화학합성의약품인 사노피 ‘리루텍정(성분 리루졸)’, 미쓰비시타나베 ‘라디컷주(성분 에다라본)’, 코아스템 뉴로나타-알 3개밖에 없다. 리루텍정과 라디컷주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일한 루게릭병 약물이다. 뉴로나타-알은 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이 데이터를 FDA에서 인정해주기로 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코아스템 관계자는 “한국 임상 3상 준비하던 중에 FDA와 미팅을 하게 됐다. FDA는 효능을 보는 임상 3상을 한번만 더 해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미국 신약 시판허가 신청을 가능하도록 해줬다”며 “루게릭병 환자 특징은 이미 학계에 인종 간에 편차가 없다고 보고됐으며, 한국에서 한국인들로만 임상을 해도 FDA에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유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임상 디자인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에서 인정해주는 임상 3상을 올해 2월부터 오픈했으며, 환자 수 115명 중 50%가 벌써 모집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코아스템은 FDA 생물학적 제제 품목 허가(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에 맞춰 미국 현지 글로벌 빅파마에 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루게릭병 환자 수는 1만7000여명, 국내는 2500명 정도다. 이들의 평균 수명은 3~4년가량이다. 다만 높은 가격이 한계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보험약가 등재가 안됐으며, 뉴로나타-알을 병원에서 시술(1개월 간격 2회 투여) 받으려면 중형차 가격(약 5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뉴로나타-알이 고가인 이유는 환자 맞춤형 자가유래 줄기세포를 사용하며,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고급 전문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며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수요가 충분할 거라고 예상한다. 미국은 극빈층 이외에는 사보험을 이용한다. 루게릭병은 중증 질환이며, 뉴로나타-알이 충분히 사보험 커버리지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