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종호 기자
2021.05.31 21:07:54
''따상상''까지 노리던 SKIET, 상장 첫날부터 26% 급락
의무보유확약 비유, 해외 기관 36% 그쳐..공정성 논란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31일 이데일리TV 빅머니1부 ‘뉴스 in 이슈’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 공모 당시 해외 기관에 대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크게 낮았다는 사실을 집중 분석했다.
SKIET는 앞서 지난달 진행한 공모 과정에서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주목을 받았다. 상장 당시에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넘어 ‘따상상’까지 쉽게 갈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따상은커녕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26% 급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상장 직후 22만25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이후 14만원을 밑돌기까지 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했던 많은 투자자에게 실망감을 줬다.
이데일리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단독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SKIET 공모주 해외 기관투자자의 확약 비율은 36.6%에 불과했다. 63.4%는 아예 확약을 걸지 않았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이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이를 일정 기간 팔지 않도록 하는 약정을 말한다. SKIET 상장 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국내 기관은 96%에 달했지만 해외 기관은 3분의 1수준인 36%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비교했을 때도 절반 수준이다.
특히 의무보유확약을 건 해외 기관 중 5.6%만이 다소 긴 6개월 확약에 사인했다. 이들 중 91%는 굉장히 짧은 1개월 이내 확약에 그쳤다. 결국 SKIET 공모에서 전체 공모물량의 44%를 외국인에게 배정한 탓에 긴 보유확약 없이도 이들이 수월하게 공모주를 배정받았고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장 초기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SKIET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 사이는 물론 기관과 개인 사이에서도 공모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은 SKIET 공모 당시 1주라도 배정받기 위해 증권사 현장 창구를 찾아 줄을 서거나 이용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된 증권사 모바일 앱을 들고 장시간 기다려야만 했다. 반면 해외 기관의 경우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도 대량으로 주식을 배정받고 또 짧은 기간에 이를 팔아치운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공모주를 받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확약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기관 투자자의 의무확약비율은 모든 투자자를 포함해 공개한다. 일반 투자자가 외국계 비중을 알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배정 물량 조정이나 보유확약 강제 등 더 적극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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