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외국인과 함께"…세계 주도할 힘 된다[2023 W페스타]
by최정희 기자
2023.10.26 16:55:00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 대담]
양향자 대표·이지선 교수 기조연설
양향자 "익숙함과 결별하고 '다양성' 받아들여야"
이지선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선 공감 능력이 중요"
| 이지선(왼쪽)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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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경계영 황병서 박미경 기자] “대한민국이 반도체라는 기술로 1993년부터 2023년까지 30년을 1등 해오는 비결은 익숙함과의 결별이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 기조연설과 대담에서 “여성·장애인·외국인 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면 훨씬 더 큰 시너지가 나고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대표는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으로 조직의 ‘다양성’에 새로운 장을 연 인물이다. 양 대표는 “제가 있었던 플래시 메모리팀은 여성이 저뿐이었지만 제가 여성엔지니어들을 받는 순간 완전히 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K-디아스포라’를 다양성을 통한 국가 발전 대안으로 제시했다. K-디아스포라는 전 세계에 흩어진 재외동포 2·3세 청년들을 대한민국 인재로 키워내는 프로젝트로 올해 관련 ‘사단법인’이 생기기도 했다. 양 대표는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바이오, 모든 산업에 있어 우리가 세계를 주도하려면 세계에 있는 ‘K-디아스포라’의 힘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등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외동포청, 이민청 등을 통해 다양한 인력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공동 기조연설을 맡은 이지선 이화여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선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0년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으나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고 UCLA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7년부터 교수로 자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사고 후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타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동정,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제가 겪는 곤란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쓰고 TV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가 쓴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우리나라는) 장애인 복지법에 장애를 1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지만 사실 장애 안에 있는 다양성은 장애인 개개인 한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며 “타인이 가진 곤란함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W페스타는 ‘다양성: 다름이 아닌 다채로움으로’란 주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양 대표, 이 교수를 비롯한 기업인, 교수, 작가, 방송인 등이 발표하고 토론하며 ‘다채로움’을 채워나갔다.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전임 교수는 “남녀노소, 다름이 많아질수록 집단지성이 더 발휘된다”며 “뇌과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새로운 생각과 혁신은 다른 사람과 합쳐졌을 때 나오는 것이지, 어떤 뛰어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초 대기업 여성 임원이었던 윤여순 LG아트센터 전 대표는 여성들을 향해 “일하러 나오라, 끝까지 성장하라”고 말했고 남성을 향해서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여성 임금이 남성의 70% 수준에 불과하고 관리직 비중도 남성 대비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해 돌봄 안전망 구축,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구조 개선 등 각종 제도 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개회사에서 “인류가 살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던 ‘다르다’는 것이 인류의 삶을 지탱하게 하는 기둥이었다”며 “다양하다는 것은 주류를 만들지 않고 편견에 갇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