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만찬, DJ부터 盧대통령까지 다 담았다(종합)

by김영환 기자
2018.04.24 15:40:28

김대중·노무현·정주영·윤이상 남북 교류 이끌었던 인물들 고향 음식 준비
文대통령·김정은 유년 시절 보낸 부산·스위스 음식도
文대통령, ‘평양 옥류관 냉면’ 제안에 북측 화답
만찬 건배주로는 면천 두견주·문배술 선정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마련되는 만찬에는 그간 남북 관계 진전을 애써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할 수 있는 음식과 식재료가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음식들도 준비될 예정이다.

정상회담 만찬에는 앞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기릴 수 있는 고향 음식이 나온다. 김의겸 대변인은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은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며 “그 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와 정성스러운 손길을 더했다”고 했다.

우선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가 활용된 ‘민어해삼편수’가 준비된다. 남도 음식의 진한 향기와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서는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이 밥상에 오르고 봉하마을의 ‘쑥’으로 만든 된장국과 함경도 향토음식인 가자미식해가 나란히 제공된다. 청와대는 “남과 북이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은 메뉴”라고 설명했다.

소떼를 몰고 북으로 올라갔던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일군 서산 목장에서는 한우 구이가 만찬 메뉴로 간택됐다.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이용하여 만든 숯불구이로 귀한 손님의 방문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았다.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는 만찬의 시작을 알리는 에피타이저로 준비된다.

문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부산과 김 위원장이 유학을 했던 스위스식 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스위스 뢰스티(스위스식 감자요리)를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요리가 준비된다. 삭힌 감자가루로 만든 스위스식 감자전으로 감자가 남북에서 곤궁했던 시기 귀했던 음식재료였다는 상징을 담았다.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 달고기도 구이로 상에 오른다.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인 달고기 요리는 유럽에서도 고급 생선으로 분류되며 북한 해역에서는 잡히지 않은 고기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과 유럽 스위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기억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남측예술단 평양방북 3일차인 지난 2일 예술단의 점심식사 메뉴였던 옥류관 냉면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가장 주목할 만찬메뉴 중 하나는 ‘평양 옥류관 냉면’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했고 북측은 이를 흔쾌히 수용하면서 결정됐다. 북측은 옥류관 냉면을 제공하기 위해 평양 옥류관의 수석요리사를 행사 당일인 27일 판문점으로 파견하고 옥류관 제면기를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만찬 건배주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면천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그는 향기 나는 술이다. 예로부터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고 일컬어오고 있으며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도 하여 두견주로 불리운다. 문배술은 고려시대 이후 천년을 이어오는 술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86-가 호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7호이다. 문배술의 고향은 평안도이나 지금은 남한의 명주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도 도미찜과 매기찜, 디저트 망고무스, 백두대간 송이꿀차와 제주 한라봉편, 스위스의 식재료로 만든 초코릿, 초코 마카롱, 그뤼에르 치즈 케이크, 몽블랑, 앵가디너 유럽식 디저트와 ‘Moon’ 블렌딩 커피 등 다양한 다과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