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장, 재출마 입장 첫 표명…담화문 번복은 함구

by이종일 기자
2022.08.02 17:03:10

조명우 인하대 총장, 차기 총장 선거 출마
''인하가족께 드리는 글'' 통해 출마의 변 표명
조 총장 "구성원의 평가 겸허히 받아들일 것"
담화문서는 "차기 총장에 업무 인계" 번복 논란
교수회·총동창회, 조 총장에 후보직 사퇴 촉구

조명우 인하대 총장.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조명우(62) 제15대 인하대 총장이 2일 차기 총장 선거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 표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담화문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을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조 총장은 이날 ‘16대 총장 입후보에 즈음해 인하가족께 드리는 글’을 교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제16대 총장 후보로서 인사드린다”며 “공청회를 통해 인하가족 여러분을 만나고자 했으나 제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안타깝지만 이렇게 서면으로 대신한다”고 표명했다.

이어 “일반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과 최근 학내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건을 이유로 공청회에 초대하지 않은 교수회의 결정은 겸허히 저를 돌아보며 미래의 비전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조 총장은 “주변의 엄혹한 비판과 준엄한 질책, 따뜻한 격려와 충심 어린 지원 사이에서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여러분의 재신임을 통해 인하대의 발전과 인하대 가족의 행복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얻고자 제16대 총장 후보로 나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의 동의와 재신임을 통한 재선출 총장으로서 인하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지표이자 출발점이 되고자 한다”며 “차기 총장 후보로서 규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며 저에 대한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표명했다.

또 “저에게는 제15대 총장으로서 단련된 과거가 있다”며 “이 시점에서 지난 4년간의 재임 중 아쉬웠던 점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교육부 일반재정지원대학 선정 과정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 총장은 “올 초 최종 선정이 확정돼 현재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 야기된 혼란에 대해 구성원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16대 총장으로 선출되면 기존 노력에 더해 학생, 교수, 직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를 더 늘리겠다”며 “지난 4년 동안의 단련을 발판으로 해 70주년을 맞이하는 인하대 구성원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갖고 역사의 한 장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조 총장은 A4 용지 3장 반 분량의 ‘인하가족께 드리는 글’에서 지난해 담화문에서 언급했다가 번복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탈락의 책임으로 담화문을 통해 “적절한 절차를 거쳐 차기 총장에게 원만하며 정상적인 방식으로 업무가 인계돼 학교 발전에 지장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총장에게 업무를 인계한다는 것은 선거 불출마 의사인 것인데 조 총장은 임기 말에 학생·교직원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고 연임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인하대 교수회와 총동창회는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탈락, 여학생 사망사건 등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조 총장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단체들은 2일 인하대 6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총장 후보 공청회에 조 총장을 초청하지 않았다.

한편 인하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9일 3차 회의를 열고 조 총장 등 후보 5명 중 2명을 선정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후보 2명 중 1명이 총장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