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21.08.30 20:17:5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 중인 전두환(90) 씨가 현재 재판을 받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3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전 씨가 7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전 씨는 이날 항소심에 불출석했다. 앞서 법원은 변호인의 방어권이 보장된다며 선고기일 전까지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날 법정에서 민 씨는 2014년 봄 전 씨의 구술을 토대로 회고록을 편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씨 변호인이 “2014년 무렵 전 씨가 이미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고 있었는가”라고 묻자, “자꾸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나이 탓일 거라고 생각했다. 깜빡깜빡했지만 중국에도 두 번 가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답했다.
민 전 비서관은 또 전 씨가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예를 들면 몇십 년 전 배운 바둑 실력은 그대로인데 5분 전 나와 바둑둔 것은 기억하지 못 한다”며 “같은 장소에서 바둑 두며 차도 마셨는데 저더러 ‘혹시 바둑 둘 줄 아니?’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에 갈 때도 차 안에서 수십 번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고.
민 전 비서관은 “불과 몇 분 전 말씀 드렸을 때 다 알아들었는데 또 ‘광주 가느냐. 이 재판이 뭐냐’고 묻는다. 오래전 기억도 사라지고 있지만 최근 기억은 저장 자체가 안 되는 상태”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