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전문가 3명 둬야…9월 중 지정”(종합)
by이후섭 기자
2020.08.26 16:01:04
자본금 50억원에 전문가 3명 등 지정기준 구체화…전문가 심사 거쳐야
공공기관·민간 구분없이 신청 가능…`셀프 결합`은 허용 안해
결합체계 협의회도 구성…매년 1월 제출자료 기반으로 실태 점검
|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회 전체회의를 열고 ‘가명정보의 결합 및 반출 등에 관한 고시’를 의결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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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가명정보 결합 업무를 수행하는 결합전문기관의 지정 및 결합절차, 방법 등에 관한 기준을 마련했다. 결합전문기관은 자본금 50억원, 전문가 3명 포함한 담당조직 구축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 구분없이 신청 가능하며,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9월 중 지정할 계획이다다. 다만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이나 기업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돼 발생할 수 있는 `셀프 결합`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보호위원회는 26일 제2회 전체회의를 열고 `가명정보의 결합 및 반출 등에 관한 고시`를 의결했다. 이번 고시 의결로 개인정보보호법에 신설된 가명정보 결합의 세부기준과 절차가 확정됐다.
고시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결합전문기관을 지정하기 위한 지정기준과 심사 절차를 구체화했다. 가명정보 결합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 시설·장비, 재정 요건을 충족한 자를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지정 기준에는 3명의 전문가(법률·기술 전문가 각 1인 이상)를 상시 고용한 8인 이상의 담당조직을 갖춰야 하고, 결합·추가가명처리·반출 등을 위한 공간 및 시설·시스템 구축, 데이터 및 네트워크에 대한 보안조치 마련, 자본금 50억원 이상(비영리법인의 경우 기본재산 또는 자본총계 50억원 이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결합전문기관 지정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지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심사하도록 했다.
당초 결합전문기관은 우선적으로 공공기관에 한해 지정하고 민간 기업으로 확대하려는 방침이었으나,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실익이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영진 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오는 9월 1일부터 공고를 시작해 15일까지 신청을 받고, 빠른 시일 내에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9월 중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결합전문기관 개수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 모두 따로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민간 기업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셀프 결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날 회의에서 셀프 결합 허용 여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는데, 대다수 위원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취지와 조문은 결합전문기관과 결합신청자가 다른 기관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했다”며 “셀프 결합은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법을 적용해 나갈 예정이나, 공공기관에 한해서는 셀프 결합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회의에서 제기돼 향후 추가적으로 셀프 결합 허용 범위 등에 대한 고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시에는 가명정보의 안전한 결합과 반출을 위해 필요한 결합 방법과 절차 등을 마련했다. 개인 식별가능정보 등을 이용해 생성되는 결합키는 결합키관리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만 접근가능하도록 했으며, 결합신청자가 결합정보를 반출하려는 경우에는 신청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3명 이상 7명 이하의 전문가로 구성된 반출심사위원회를 통해 승인 여부를 심사하도록 했다.
최 부위원장은 “전문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반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업무적 연관성이 있거나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을 그 심사에 대해서만 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안전한 가명정보 결합 환경 조성을 위한 보호위원회의 역할도 명시했다. 보호위원회와 관계 중앙행정기관이 합동으로 가명정보 결합체계 협의회를 구성해 분야별 특수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정책추진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보호위원회가 반출심사위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가명정보 결합·반출과정의 효율적인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시스템을 운영하도록 했다. 또 이번 고시에 따르면 결합전문기관은 매년 1월 31일까지 운영현황 등의 자료를 보호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보호위원회는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결합전문기관 실태를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에 의결된 고시는 관보에 게재되는 즉시 시행될 예정이며, 보호위원회는 가명정보 결합 제도가 신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발간을 9월 초에 추진할 계획이다.
윤종인 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고시를 통해 데이터 생태계 조성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가명정보 결합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과 정보보호가 균형있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