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특허, 양적 확대 넘어 질적 성장으로 전환중

by박진환 기자
2025.03.13 14:00:00

특허청,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서 정부 R&D 특허 성과 발표
해외특허출원 13.3%↑·창업도 4.5배↑…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정부 지원의 연구개발(R&D) 특허 성과가 양적 확대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13일 제68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정부 R&D 특허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정부 R&D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연구개발 성과 창출·활용·관리 현황을 분석해 연구개발 정책에 반영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2023년 정부 R&D를 통해 창출된 국내 특허 출원은 3만 7396건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해외 특허 출원은 7017건으로 13.3% 증가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7.2% 상승하는 등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분석평가시스템(SMART5)을 통한 우수특허 평가 비율도 상승해 특허의 질적 수준 역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분석평가시스템은 한국발명진흥회에서 개발한 특허분석평가시스템으로 공개된 특허정보를 기반으로 특허의 계량화된 질적 가치를 산출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또 정부 R&D 특허는 창업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3년 정부 R&D 특허를 기반으로 한 창업 건수는 768건으로 2019년(169건)과 비교해 4.5배 증가했다. 특히 특허가 창출된 연구개발 과제에서 창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특허가 없는 과제보다 3.6배 높아 연구개발 성과를 사업화하려는 기업들에게 특허권 확보가 핵심적인 요소임을 입증했다.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정부 R&D 특허를 활용한 기술이전 계약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4676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3.9%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기술이전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이뤄졌지만 해외 기술이전 계약도 21건으로 집계됐다.

해외 특허를 보유한 경우 기술이전 계약에서 1억원 이상 계약이 체결되는 비율이 48.8%에 달했으며, 국내 특허만 보유한 경우에는 이 비율이 8.9%에 불과했다. 이는 해외 특허 확보가 기술이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임을 의미한다.

2006년부터 2023년까지 대기업을 제외한 표준특허(3541건) 중 정부 R&D 표준특허 비중은 46.1%(1634건)에 달하며, 이는 정부 R&D가 대학·공공연, 중소·중견기업의 표준특허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준특허는 확보 및 유지·관리 비용이 크지만 일단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정부 R&D 표준특허 기반 기술이전 계약 69건 중 10억원 이상 계약 10건에서 총 286억 5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정부 R&D 특허성과 분석은 연구개발 부처의 R&D 정책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면서 “정부 R&D 특허성과가 실제 산업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연결되는 ‘명품특허’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