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의 수싸움..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1일 ‘분수령'
by김은경 기자
2024.10.07 18:16:38
7일 이사회서 ‘가격·물량’ 변경 논의
자사주 공개매수가도 금주 인상 유력
분쟁 핵심 영풍정밀 ‘치킨게임’ 지속
이번주 공개 전망…MBK·영풍 대응은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 핵심인 영풍정밀 지분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오는 11일 최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그의 작은 아버지인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지분 공개매수가 인상과 목표 물량 변경을 논의했다.
다만,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사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고려아연 측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조정 기한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MBK 측에 패를 먼저 내보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추이.(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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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분쟁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제리코는 지난 2일부터 영풍정밀 지분 393만7500주(지분율 25%)에 대해 주당 3만원으로 대항공개매수에 나섰다. 이에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가를 한 차례 높이면서 양측의 매수가는 3만원으로 동일한 상태다. 반면 매수예정수량은 43.43%로 더 많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가 인상과 함께 목표 물량을 더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영풍 측도 연이어 가격 상향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영풍정밀 인수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드는 만큼 양측의 ‘치킨게임’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영풍정밀 주가는 공개매수가인 3만원을 훌쩍 넘은 3만4700원에 마감됐다.
고려아연은 영풍정밀에 이어 이번 주 내로 자사주 공개매수가 역시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 정정 공시를 하면 10일 뒤로 기한이 연장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기간 마감일(23일) 기준으로 10일 전인 13일은 주말에 해당한다. 결국 오는 11일까지 공개매수가 조정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MBK 연합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는 14일에 종료되는 반면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는 영풍정밀은 21일, 고려아연은 23일로 더 늦다. 공개매수가가 이대로 유지될 경우 매도자는 MBK·영풍 측에 주식을 우선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최 회장 측은 MBK 연합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계속 베팅을 하기엔 최 회장 측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영풍 측은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차입금으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2일 해당 안건에 찬성한 이사진을 형사 고소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법원의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기각을 근거로 자사주 공개매수 추진은 문제가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정치권에서는 장 고문을 강하게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시 만안구)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 고문이 해외 출장을 핑계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지금 영풍이 지켜야 할 것은 (고려아연과 분쟁하는) 경영권이 아닌 1300만 영남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과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