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개원 50주년 학술행사 성료

by이순용 기자
2021.10.12 15:43:00

50년을 되새기며 경희의학의 새로운 희망을 맞이하다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계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경희의 빛나는 도전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의학은 개발되지 않은 광산, 무궁무진한 한방 의료의 길을 개척해봅시다’, ‘미래는 꿈은 꾸는 자에게 주어지는 특권, 앞으로의 50년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경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하다’ 중

경희의료원은 지난 8일 8시 30분부터 약 8시간 동안 ‘개원 50주년 기념 학술행사’를 진행했다. 방역수칙 준수 및 감염예방을 위해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경희의료원 공식채널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다수의 뜨거운 관심과 열띤 호응 속에 마무리된 이번 학술행사는 방송1(의대/간호/행정)과 방송2(치과/한방)로 이원화돼 진행됐으며, 방송 1은 총 조회 수 2만1,427회 / 동시 시청자 수 644명, 방송 2는 조회 수 2만2,064회, 동시 시청자 수 610명을 기록했다. 특히 의대·치과·한방·간호·행정 총 5개 분야를 두루 다루며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의학과 인문학이 결합된 폭넓은 내용이 다뤄져 유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 의대병원 세션(좌장 : 김기택 경희의료원장, 오주형 경희대병원장)에서는 최근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는 ‘정밀의학, AI·빅데이터 의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는 △질환맞춤별 정밀의학의 실제(경희대 황교선 교수) △유전체 맞춤의학의 적용과 응용(경희대 오범석 교수)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나노기술의 의학적 접목(경희대 김도경 교수) △영상의학에서 AI응용의 실체(영상의학과 문성경 교수) △4차 산업혁명과 의료, 무엇을 준비할까?((재)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장성구 이사장)로 구성됐다. 주요 주제는 정밀의학의 탄생 배경,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인류 최고의 프로젝트로 일컬어지는 휴먼게놈 프로젝트 현황, 나노기술을 통한 초정밀진단, 의료 인공지능의 적용범위 등이다. 경희대학교 황교선 교수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제4차 산업혁명과 의료, 무엇을 준비할까?’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장성구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前 대한의학회장·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우리나라의 미래의료 방향에 대해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ICT기술과의 접목으로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 향상과 예방 중심의 패러다임, 원격의료 등 혁신적이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인 동시에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라며 “기대와 공포, 불안이 혼재되어 있는 변화의 중심 속에 환자에 대한 감성적 접근과 협업을 통한 차별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 대한 주도적인 참여, 미세의학과 ICT 발전에 기반한 선도적인 진료와 병영경영의 플랫폼 형성 등을 통해 미래의료를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치과병원 세션(좌장 : 황의환 경희대치과병원장, 최성철 연구부장)에서는 영상치의학과, 구강악안면외과, 소아치과, 교정과, 치주과 등 다양한 진료과 교수들이 참여해 분야별 미래 치의학의 변화와 가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강의는 △[브랜딩 스피치]세계 인류 건강을 위해(박영국 학교법인 경희학원 사무총장) △Back to the basics: 치의학 영상(영상치의학과 김규태 교수)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치과임플란트 급여가 치과의료에 미치는 영향(구강악안면외과 권용대 교수) △장애인 치과치료의 현황과 미래(소아치과 이효설 교수) △인공지능 기반 정밀 치의학 관점의 수면무호흡 협진 치료(교정과 김수정 교수) △치과임플란트의 장기적 안정성과 심미성에 관한 연조직과 경조직 사이의 균형적 시각(치주과 임현창 교수)으로 구성됐다.

‘경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세션의 포문을 연 경희학원 박영국 사무총장(前 경희대학교 총장 직무대행·경희대치과병원장)은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은 사립대학 최초로 치과대학 설립인가를 받은 동시에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사립 치과대학으로 부속병원인 경희대치과병원과 함께 탁월한 연구와 진료를 결합한 기술사업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글로벌 인사이트를 추구해나가고 있다”며 “지역, 소득, 정치, 성별 등 다양한 요인들로 건강 상태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희의료원의 설립이념인 ‘질병없는 인류’를 실현하고 경희만의 고유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융복합을 넘어 인간의 삶에 기여하는 인간중심의 과학과 기술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방병원 세션(좌장 :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장, 김진성 연구부장)에서는 한의학의 우수한 전통과 가치를 되새겨보고 앞으로 맞이해야 할 변화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강의는 △[브랜딩 스피치]누구도 가지 않던 길(류기원 전(前) 한방병원장), △한국 한의학의 인문학적 실험과 경희의료원(경희대 김태우 교수) △일본의사의 전통의학 계승과 전승(순환신경내과 조기호 교수) △한의학의 국제표준화(침구과 김용석 교수) △가능성 있는 분자타겟의 새로운 항암 천연약제의 발전(경희대 고성규 교수) △침치료에서 체성감각적 요소와 인지정서적 요소의 차별적 효과(경희대 박경모 교수) △AI의 등장으로 인한 미래 의료 환경의 변화와 한의학(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책임연구원)으로 구성됐다.

한국 한의학을 동서 사유의 만남이자 토의·융합의 장으로 표현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김태우 교수는 “해방 후 한의학 교육과 임상현장을 개척하고 국가 지원 없이 설계, 토대를 마련한 경희대한방병원은 세계 일류 최초의 한방병원으로서 한국 한의학에 있어 지금까지 실제적, 상징적 존재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며 숭고한 가치를 되새겼다.

이어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책임연구원은 미래의료 환경 변화에 따른 한의학의 방향에 대해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의 임상데이터 분석, 건강관리 지원 등에 각종 최첨단 ICT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작년 8월에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이 발간되는 등 의료기술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한의학의 경우에는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한의 생체 지표 물리량 및 한의 임상데이터 표준화수집 플랫폼 개발 등에 앞장서고 이를 토대로 편견 없는 양질의 데이터 수집, 진단항목에 대한 표준 물리량 측정, 치료도구의 표준화, 치료 자극량의 정량화 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간호와 행정 세션(좌장 : 서현기 간호본부장, 오승준 학술위원장)에서는 현재 경희의료원에 근무 중인 간호사와 김기정 행정처장이 참여해 실제 피부로 느낀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할 미래의 지향점에 대해 강의가 이어졌다. 특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도 증가와 의료환경의 변화, 그에 따른 대응이 눈길을 끌었다.

간호 세션의 강의는 △[브랜딩 스피치]고난과 역경, 극복의 순간(최상순 초대 간호본부장 겸 학장) △임상간호사의 기질·성격·감성지능·셀프리더십 인과관계 분석(오지연 수간호사) △신규간호사 멘토링 프로그램 적용효과(박민숙 수간호사) △수술실 환자안전 간호지침 교육의 적용 및 효과(임소영 간호사) △외래간호사 경력별 감정노동, 직무만족, 고객지향성 비교(임민영 주임간호사) △조직네트워크와 효능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간호사 업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우경아 간호사) △프라이버시 보호행동 인식과 실천 비교연구(백금선 주임간호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행정 세션은 △경희의료원 의료경영의 변화와 발전상(김기정 행정처장) △코로나19 이후 의료경영의 변화와 대응(경희대 송상호 경영대학원장)으로 구성됐다.

신규간호사의 멘토링프로그램 적용효과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 경희대학교병원 박민숙 수간호사는 “의료기관 인증제와 환자 안전법 시행에 따른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니즈, 고령화에 따른 중증질환 증가와 감염성질환(코로나19)의 발생에 따른 간호 수요 증가 등 다양한 환경적 변화로 인해 간호사의 사기저하와 직무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있다”며 “병원간호사회가 2019년에 발표한 신규 간호사 이직률은 45.5%로 양질의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바,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걸 맞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해 신규 간호사가 임상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실충격을 완화시키고, 긍정적인 의료환경 적응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대를 ‘초변화, 존중, 전문경영, 초연결’로 정의한 경희의료원 김기정 행정처장은 “현 시대의 변화는 당장 내일도 예측하거나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특정 산업군이 아닌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며 “보건의료산업의 경우에는 타 산업군에 비해 비교적 규제가 많아 플랫폼 영향을 덜 받고 있긴 하나 수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공급이 발생하기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민감하고,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 강구와 신속한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할 때”라고 말했다.

마지막 연자로 나선 송상호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의료환경은 과거 만성질환, 전염병을 넘어 신종 전염병 및 퇴행성질환 시대에 돌입했으며, 언택트(Untact)라는 사회문화적 변화가 최첨단 ICT 기술과 결합해 인류사회 문명의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빅데이터, 원격시스템, 인공지능 등 기술과 의료가 융합된 의료서비스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의료가 아닌, 개인 맞춤화된 치료의 품질이 강조되는 의료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택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지만, 경희의료원의 설립가치를 되새기고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의 인문학적 실천과 미래의학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개원 50주년 온라인 학술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며 ”경희만의 특화된 의료서비스로 대한민국 의료발전에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노력해왔던 지난 역사의 의미를 반추하고 현재를 진단하며 앞으로의 50년, 100년 후 다가올 경희의학의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 서로 공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