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증 효과적으로 치료하나...플라크 표적치료 기술 개발
by강민구 기자
2020.05.27 15:32:19
박지호 KAIST 교수팀, 나노기술 이용해 플라크 치료
약물전달 기술 개발...심혈관질환 치료 가능성 높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만성 혈관염증 질환인 죽상 동맥경화증을 나노 기술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지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죽상 동맥경화증을 치료하기 위한 몸속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 사이클로덱스트린 폴리머 나노입자의 장점과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모식도.<자료=한국과학기술원> |
|
죽상 동맥경화증은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퇴적물인 ‘플라크(plaque)’가 쌓여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만성 혈관염증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약물치료는 대표적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statin)을 입속으로 투여한다. 이 방법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콜레스테롤이 플라크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지만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평생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며 플라크라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연구팀은 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플라크를 녹일 수 있어 제거하기 쉽다고 알려진 당 화합물인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연구에 사용했다.
박지호 교수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약 10나노미터 크기의 중합체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을 하면 기존 사이클로덱스트린보다 약 14배 플라크에 축적돼 효과적으로 플라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이클로덱스트린은 귀 내이의 유모세포를 손상시켜 청력손실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를 중합체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해 체내분포양상을 변화시켜 귀 내이에 축적되지 않아 청력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을 자기조립을 통해 약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 형태로 제조, 정맥 주입하자 사이클로덱스트린은 플라크 내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스타틴은 혈관을 좁게 만들었던 염증성 대식거품세포를 줄였다.
박지호 교수는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양 치료를 위해 주로 개발했던 약물전달 나노 기술이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Journal of Controlled Release)’과 ‘에이씨에스나노(ACS Nano)’에 각각 3월 10일자와 4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