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증권株 급락 속 유진투자증권 나홀로 강세…왜?
by이명철 기자
2016.02.11 17:08:24
공매도 반발하는 주식이관 움직임에 수혜주 부상
신규 계좌 개설 급증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외 증시 급락 여파로 증권주들이 줄줄이 하락한 가운데 유진투자증권(001200)만 나홀로 강세를 나타냈다. 소액주주들이 기관투자자 등 공매도 세력에 반발해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는 사례가 늘면서 수혜주로 분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18% 오른 2640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날 코스피지수가 2.93% 떨어졌고 메리츠종금증권(008560)과 대신증권(003540)이 각각 8.40%, 6.58% 급락하는 등 대부분 증권주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날의 상승은 더욱 눈에 띄었다. 이는 기관 공매도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증권사에 주식을 이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대차는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증권사에 빌려주면 이자를 주는 서비스다.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려면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주식을 빌려야 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K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이 개인 대상으로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이 공매도로 몸살을 앓자 소액주주들이 공매도 반대의 의미로 주식을 이들 증권사로 대거 이관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주식 대차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유진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고객의 자산(주식, 채권 등)을 가지고 대차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공매도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3개 증권사 중 유일한 상장사여서 이날 주식시장에서 투자자 관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차서비스 미제공에 따른 주식 이관이 화제가 돼 콜센터 등을 통한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 원장관리시스템을 보유해 고객 요구사항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 회사로 이관된 셀트리온 주식은 26만주 가량으로 추산됐다. 이달 초만 해도 10만주 정도였지만 공매도가 이슈가 되면서 이루 하루에 5만~6만주씩 주식이관이 발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주식이관 운동 이후 관심이 모여 콜센터에서는 역대 최대 콜 수를 기록하는 등 주식이관 업무가 몰리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이 몰리다 보니 금액이 크기보다는 계좌수가 하루에 100개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등의 행사도 펼치고 있어 당분간 소액주주들의 주식 이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MTS 오픈 기념으로 은행 제휴 신규 고객에게 3년 무료 수수료, 온라인 방문계좌 개설 시 5년 무료 수수료 등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