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6.01.06 16:45:3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성공에 대해 전 세계가 비난을 쏟아냈다. 국제사회는 이번 실험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엔 차원에서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인 곳은 북핵 6자회담 주체인 중국과 믹국, 일본이다.
특히 중국은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표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북한 핵실험을 강력 반대한다”며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중국은 주중 북한 대사를 초치해 중국 입장을 전달하는가 하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병력 3000명을 추가 파견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중국 관영지들은 북한 핵실험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앞으로 북중(北中)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로 인해 올해 중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북중 정상회담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초 북중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김정은 친위 걸그룹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이 공연 당일 돌연 취소된 데 이어 이번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최근 해빙 조짐을 보였던 북중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다.
모란봉 악단 공연 이틀 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수소폭탄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하면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고, 모란봉 악단이 취소되면서 관계가 냉각되자 실제 핵폭탄 실험까지 자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북한 언론들은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진행하기 전 중국과 미국에 사전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신속하게 전했다.
일본은 총리가 직접 나서 북한을 비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 총리관저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백악관도 북한의 핵실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북한은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지켜야한다”며 “한반도에서 동맹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을 이틀 일정으로 방문 중인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규탄했다. 해먼드 장관은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이 사실이라면 유엔 결의안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거리낌 없이 비난할만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즉각 유엔 안보리에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6일(현지시간) 오전 11시에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새벽 1시다.
하갈 체말리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수소탄 핵실험을 실행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면 규탄하고 북한에 국제사회의 의무를 따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첫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 안보리 결의 1718, 1874, 2087, 2094호 등이 도입됐다. 특히 지난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도입된 안보리 결의 2094호에 따르면 북한이 추가로 도발하면 자동적으로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안보리가 자동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한 서방국 외교관은 “만일 북한의 핵실험이 사실이라면 안보리 15개 회원국들은 유엔 제재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한편 서방국 외신들은 앞다퉈 머릿기사로 북한 핵실험을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즈, 영국 텔레그래프 등 일간지들도 웹사이트 최상단에 북한 핵실험 기사를 배치했고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TV 앵커가 핵실험 성공 사실을 발표하는 화면 캡처와 북한이 핵실험을 전개한 곳을 표시한 한반도 지도, 김정은의 최근 사진 등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