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애플' 샤오미, 수요 정체기에 전기차 출시 통할까
by양지윤 기자
2024.03.12 17:25:17
28일부터 첫 전기차 판매 돌입
한 번 완충에 800km 주행
"테슬라·포르쉐보다 더 빠른 모터 탑재"
베이징자동차그룹 공장서 생산
사업 다각화 시동…"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EV) 모델 ‘SU7’을 이달 말부터 현지에서 판매에 돌입한다. 전기차 기업들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 29개 도시 59개 매장에서 전기차 주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량은 오는 28일부터 판매한다. 구체적인 차량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미는 지난해 연말 전기차를 선보인 뒤 석달 만에 차량을 출시했다. 속력은 2.78초 만에 100㎞/h까지 낼 수 있고, 최대 주행 거리는 한 번 완충에 800㎞를 달릴 수 있다는 게 샤오미 측 설명이다.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스피드 울트라 7(SU7) 세단 공개 행사에서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SU7이 테슬라와 포르쉐의 전기차보다 더 빠른 가속 속도를 낼 수 있는 슈퍼 전기 모터 기술을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샤오미의 전기차는 국영 완성차 제조사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샤오미는 10년간 자동차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의 승인을 받은 몇 안 되는 신규 업체 중 하나다.
분석가들은 샤오미의 인기 휴대폰과 기타 전자 기기와 공유되는 운영 체제가 기존 전자기기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되자 전기차로 다각화를 모색해 왔다. 전기차 출시 계획은 2021년에 밝힌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샤오미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기차 기업간 가격 경쟁과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차량 한 대당 6만위안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2022년부터 전면 폐지하면서 판매가 활발하게 전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