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5.02.11 13:38:20
정월대보름에 숨은 조상님들의 건강 비결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정월대보름(오는 12일)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올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이다. 특히 이날 다양한 전통 풍습들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그중 ‘부럼깨기’와 ‘약밥 만들기’ 등은 정월대보름의 대표적 음식 풍습으로 꼽힌다.
특히 부럼깨기는 호두, 잣, 땅콩 등 딱딱한 껍질을 깰 때 나는 소리 등으로 귀신이 놀라,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선 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 먹으면 일 년 내내 무병하다”고 기술돼 있다.
정월대보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러한 음식 풍습이 실제 한의학적·영양학적 건강 증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부럼은 딱딱한 껍질 속 열매를 칭하는 말로, 대표적인 부럼에는 호두가 있다. 한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호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두뇌 활동을 촉진하며, 허약한 기운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실제로도 비타민E와 오메가3 등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뇌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호두는 콩팥의 기능을 강화해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주는 효과가 있으며, 관절통과 요통 등에 호전 효과를 보이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잣은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불리며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견과류로 여겨져 왔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오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술돼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노화 억제, 신진대사 촉진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잣에는 다른 견과류에는 없는 ‘피놀렌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 들어가 있는데, 해당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은 물론,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땅콩 역시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풍부하다. 땅콩은 예로부터 ‘낙화생(落花生)’이라고도 불렸으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피로 회복과 호흡기·소화기 건강을 보호하는 데 유익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실제 비타민 B군과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두뇌와 신경세포 활성화를 높여주는 견과류로도 꼽힌다. 다만 땅콩은 장기간 실온에 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이 형성될 수 있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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