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회장의 꺾이지 않는 마음…'매각 위기' 남양유업, 즉각 상고
by김대연 기자
2023.02.09 16:35:00
[마켓인]
남양유업-한앤코 9일 항소심 선고기일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한앤코 승소
남양유업 즉각 상고 계획…"매우 유감"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대한 남양유업(003920) 주식양도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또다시 패소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즉각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2년째 이어지는 그들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6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양사의 계약 불이행 관련 주식양도 소송 7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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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차문호 부장판사)는 한앤코 측이 홍 회장과 가족 등 3명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2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 원고 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변론이 종결된 이후 피고 측에서 변론 재개를 위한 자료를 여러 번 제출해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검토해봤지만, 변론을 재개할 만한 사유가 없었다”며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앞서 홍 회장 등과 한앤코는 지난 2021년 5월 남양유업 지분(53.08%)을 3107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매각을 미뤄왔고, 결국 같은 해 9월 한앤코에 주식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계약 파기 후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일가를 상대로 계약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렇게 그들의 기나긴 소송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양측은 쌍방대리·별도 합의서·가족 예우·백미당 분사 등 쟁점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재판 과정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고,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했다.
그러나 계약상 문제가 없었다는 한앤코의 주장을 인용,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홍 회장 일가는 한앤코에 계약대로 주식 이전 전자 등록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1심 판결에 불복한 홍 회장이 변호인단을 교체하며 항소했으나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지난달 12일 변론기일이 종결됐다. 법원이 홍 회장 측에서 제출한 추가 증거를 모두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날 2심 재판부에서도 원심 판결을 유지하자 홍 회장 측은 즉각 상고할 의지를 내비쳤다.
남양유업 측은 “이 사건 계약에 있어 원고 측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효력과 쌍방대리 및 배임적 대리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리에 관한 다툼이 충분히 심리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며 “피고 측은 즉각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앤코는 남양유업과의 소송전이 길어지자 지난해 11월 이들을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한앤코는 이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8월)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9월) △남양유업-대유위니아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2022년 1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1심(2022년 9월) △위약벌 소송(2022년 12월) 등 그동안 홍 회장 측과 둘러싼 소송에서 모두 완승했다.
업계에서는 수차례 소송전에서 한앤코가 모두 승기를 잡은 만큼 대법원에서도 이번 사건 판결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앤코 쪽으로 판세가 크게 기운 싸움”이라며 “항소심이 빨리 끝난 만큼 3심도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주인도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