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상건 기자
2015.11.03 17:45:12
"현금 환금성 좋고 규제도 적어"
코웨이, 화장품사업 분할 매각 여부도 관심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제약사들이 인수·합병(M&A) 이나 지분투자를 통해 회장품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신약 개발보다 제품을 팔면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 환금성이 높은 화장품산업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출규모로 국내 최상위 제약사중 하나인 유한양행은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코스온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태우게 된다. 유한양행은 코스온이 발생하는 전환상환우선주 68만 9053주(액면가 500원)를 주당 2만 1769원에 인수했다. 코스온은 2003년 10월 코스닥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으로 경기도 오산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삼성제약은 화장품업체인 신화아이엠 지분 100%를 37억원에 인수하며 화장품사업에 나섰다. SM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생명과학을 통해 오스틴제약을 인수할 예정이다. SM그룹은 동양생명과학과 오스틴제약을 합병해 제약·바이오·화장품·헬스케어를 아우르는 전문업체로 키울 계획이다. 이밖에도 국제약품과 대웅제약, 동국제약, 일동제약,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도 이미 화장품사업에 진출했다.
제약사들이 이처럼 활발하게 화장품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에 대한 정책적인 규제 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품 원료가 대부분 의약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사업 연관성이 적잖은데다 의약품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화장품사업을 노리고 있다. 현금 환금성도 좋아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로 평가받고 있는 점도 구미를 당기고 있다.
실제 화장품사업에 진출한 제약사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제약품은 올 상반기 화장품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한 6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 화장품을 론칭한 동국제약도 올해 2분기 매출액이 6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가량 늘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시작된 제약사들의 화장품사업 진출이 이제는 필수가 됐다”며 “신규로 화장품 브랜드 론칭을 준비중인 제약사들이 10곳을 넘어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코웨이 화장품 사업인 리앤케이 분할 매각에도 관심이 쓸리고 있다. 코웨이는 3조원에 달하는 매각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부를 따로 매각하려 하고 있다. 현재 코웨이가 진행중인 사업은 가전렌탈과 수처리, 화장품사업 등 크게 세 가지로, 수처리사업은 국내 화학섬유업체 휴비스가 인수를 검토 중이며 분리 매각될 화장품사업 인수 후보로도 제약사들이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