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어리석어"vs"김 여사 사과의사 없어"…국힘 첫 TV토론 충돌
by한광범 기자
2024.07.09 18:48:37
나경원·윤상현, ''읽씹'' 공세…韓 "여사, 지금도 사과 안해"
韓, ''사천설 주장'' 원희룡에 "근거 대라" vs 元, 답변회피
네 후보 모두 "김 여사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 달랐을 것"
"27년 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아닐 것" ...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기념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첫 TV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 ‘읽씹 논란’을 두고 한동훈 후보와 다른 후보들이 충돌했다. 지난 총선에서의 한 후보 사천설을 제기했던 원희룡 후보는 ‘근거를 내놓으라’는 한 후보의 공세에도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당대표 첫 방송토론회에서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 비대위원장 시절이던 지난 1월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한동훈 후보를 쏘아붙였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문자 논란에 대해 입장이 계속 달라졌다. 특수부 검사일 경우 피의자가 그렇게 말을 바꾸면 구속영장을 때렸을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문자 논란으로 궤도 이탈하니까 ‘잘못했다, 그 당시 어리석었다’고 인정하고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나 후보도 “공개된 김 여사 문자를 보면 사과 뜻을 명백히 밝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적, 사적을 떠나 (사과를 하겠다는 김 여사)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했다”며 “당사자 얘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한 행위를 정치적으로 미숙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저는 이 사안에 대해 일관성 있게 말을 했다. 당시 여러 통로로 김 여사가 사과 의사가 없다는 것을 전달받았다. 사적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고, 그 내용이 공개됐다면 심각한 악몽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여사의 문자 속 사과) 말씀은 진의가 아니었다고 본다. 당시 사과 주체인 대통령실 자체가 사과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명확했다. 그래서 당시 저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있었던 것”이라며 “여사님은 아직도 사과를 안 하고 계시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 한동훈 당 대표후보가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한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향해 ‘비대위원장 시절 친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원 후보를 향해 “근거를 대라”, “거짓말이면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제가 가족을 동원해 공천에 개입했다는 건 명예훼손이다. (의혹 제기로) 기사가 200개 이상 나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것이 구태정치”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원 후보는 이 같은 한 후보의 공세에 대해 “어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전당대회 다툼을 이제라도 중단하고 정책 경쟁을 해달라고 했기에 거기에 대한 언급은 중단하겠다”고 말하며, 공세에 대한 답변을 모두 회피했다.
네 후보 모두 총선 당시 김 여사의 사과가 있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한 후보는 “(총선 패배는) 여러 가지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뭉쳐서 발생했고, 그중 하나가 이 사안이었다”며 “제가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당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도 “국민은 우리가 뽑은 권력이 국민을 이기려 드는 것을 싫어한다”며 “국민에게 지는 것이 우리가 그동안 잘했든 못했든 겸허하게 다가가는 전환점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도 “김 여사는 (당시) 충분히 사과 의사가 있었다”며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도 “김 여사 사과는 총선 당시 현장 후보들이 모두 간절히 원했던 한마디였다”며 “그래서 최근 1월 문자 이야기가 나오니 모두 허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 나경원·윤상현·원희룡 당 대표후보가 참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네 후보 모두 202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후보는 “한국은 ‘클라쓰’가 있는 나라다. 시스템이 늦어도 결국 목표로 가게 돼 있다. 곧 (일부 사건에서) 선고가 이뤄지면서 상식적인 분들이 많이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그동안 살아오면서의 배후 세력과 해온 일을 잘 알고 있다.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할 카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이 전 대표는 단군 이래 최대 비리 혐의자”라며 “대선인 2027년 3월 이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후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끌어내렸듯 제가 이 전 대표를 끌어내리겠다. 이 전 대표에 대한 국회 제명 절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민주당이 현재 일당 독재체제지만 내부 불만이 있으니 분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선 후보들의 답변이 엇갈렸다. 한 후보와 나 후보는 차별화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원 후보와 윤 후보는 일정한 차별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