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덕 기자
2015.11.25 14:55:51
서울대병원 연구팀 10년간 추척연구로 최초 규명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한국인의 당뇨병 발병 원인이 10년간의 추적 연구를 통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규명됐다. 인슐린 감수성 저하 보다는 조기 인슐린 분비능력의 저하가 한국인의 당뇨병 발병에 큰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은 이같은 내용을 내과 온정헌, 곽수헌, 박경수 교수팀과 아주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남한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란셋 당뇨병, 내분비학’에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안성, 안산에 거주하는 성인 중 정상 혈당을 보이는 4106명을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당뇨병은 498명(12%), 당뇨병 전 단계의 경우 1093명(27%)으로 나타났다. 2515명(61%)은 정상 혈당을 유지했다.
정상 혈당 그룹은 10년 동안 인슐린 감수성이 27% 감소했지만, 인슐린 분비능력은 70% 증가했다. 반면 당뇨병 발병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처음부터 인슐린 분비능력이 38%, 인슐린 감수성도 17%가 낮았다. 또한 10년 동안 인슐린 감수성이 64%나 감소했지만, 인슐린 분비능력은 증가하지 않았다.
즉 정상 그룹은 나이가 들면서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져서 포도당이 세포에 원활히 들어가지 못했지만,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량을 늘려서 정상 혈당을 유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뇨병 그룹은 인슐린 감수성 저하에도 이를 상쇄할 만큼 인슐린 분비를 늘리지 못해 당뇨병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 발병 환자 중 38%가 인슐린 분비능력의 저하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수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한국인에서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의 저하가 당뇨병 발생의 주된 역할임을 확인했다” 며 “인슐린 분비능력 저하의 원인을 찾고 이를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한국인 당뇨병의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