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생닭 벌레 “동물복지농장, 살충제 없어 유입...전수조사 할 것”
by홍수현 기자
2023.11.01 16:13:0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최근 시중에 판매된 하림 브랜드 생닭에서 벌레가 다량 발견된 가운데 하림 측이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 ‘하림 동물복지 생닭’ 제품에서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릿과 유충이 다량 발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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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1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자동화 설비다 보니 그동안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가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인력을 더 투입해 사육부터 포장까지 육계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좀 더 세밀하게 전수조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벌레가 발견된 원인에 대해 하림 측 관계자는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하다 보니 살충제나 항생제를 쓸 수가 없게 돼 있는데 동물 습성에 맞춰 깔아준 볏짚에 딱정벌래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농장에서 닭을 출하하기 전 4시간 가량 위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사료를 주지 않는 절식 과정을 거치는데 닭이 볏짚에 있던 딱정벌래 유충을 섭식하면서 소낭이라는 주머니에 남아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계 과정에서도 이를 제거하지 못해 소비자에게 나가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부정·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로 경기도 내 한 대형마트에서 ‘하림 동물복지 생닭’ 제품을 산 뒤 목 껍질 아래에서 벌레로 보이는 다량의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하림 생산 공장 관할 지자체인 전북 정읍시에 신속한 조사를 요청했다.
정읍시와 방역업체의 두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이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科) 유충임을 확인했다.
거저리는 국내 육계 농가 대부분에서 발견된다. 병아리에 상처를 입혀 스트레스와 함께 생장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살모넬라 등 가금류 질병을 전파하고, 나무나 우레탄 등에 파고 들어가 축사 단열재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농가에 한 번 생기면 박멸이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
정읍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림 측에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관련 법령에 따라 곤충 등 이물이 발견됐을 때 1차 위반은 경고, 2차 위반 때는 품목 제조정지 5일, 3차 때는 품목 제조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