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유의 경영공백에 52주 신저가…목표가도 뚝뚝

by양지윤 기자
2023.03.30 16:39:16

KT, 장중 2만8000원대 터치
CEO 후보자 연이어 사퇴에 투심 악화
"CEO 공백 장기화…올해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1년4개월 만에 '3만원대'도 등장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KT가 초유의 경영권 공백 사태를 맞으면서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3만원대가 뚫린 데 이어 장중 2만8000원대까지 터치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T(030200)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68%) 내린 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만8900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 29일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했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구현모 대표 조기 사퇴로 경영 공백이 생긴 가운데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KT 사장마저 사임한 데 따른 조치다.

증권가에서도 KT의 경영공백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 대표 추천 위원회 수립과 추천, 주주총회 승인 등의 물리적 절차들을 감안하면 새로운 CEO 선임에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하에서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극대화는 기업가치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CEO 선임 후에도, 향후 3년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최소 한 개 분기가 소요되고 11월부터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24년 경영목표 수립을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는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 속에 KT가 시스템으로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하나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흥국증권, IBK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하나증권은 4만5000→ 4만원, 흥국증권은 5만→4만원, IBK투자증권 4만5000→4만원, 대신증권 5만2000→4만4000원으로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5만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췄다. KT 목표주가가 3만원대로 제시된 것은 지난 2021년 11월(한국투자증권 3만7000원)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지난 3년간 통신 본업 뿐만 아니라, 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콘텐츠·미디어, 핀테크, 부동산 등 비통신 사업에 대한 구조 개편을 주도하며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결과 지난 몇 년간 국내 통신 3사 중 주가 수익률이 가장 뛰어났다”면서 “이번 KT CEO의 교체 과정에서 부각된 불확실성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