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속도낸 車부품사, 잇단 글로벌 수주 성공

by이승현 기자
2021.03.22 17:49:24

만도, 폭스바겐그룹에 5천만개 규모 서스펜션 공급
섀시 제품군·中폭스바겐으로 협력 확대 추진
한온시스템, 현대차·폭스바겐 전기차 열관리시스템 수주
국내 3곳 전용공장 갖춘 현대모비스, 지난해 4조원 돌파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발 빠르게 전기차 전환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만도는 세계 완성차 1,2위를 다투는 폭스바겐그룹과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만도(204320)는 22일 폭스바겐그룹으로부터 5000만개 규모의 서스펜션 제품 수주에 성공했다. 만도는 폭스바겐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서스펜션 제품을 내년 6월부터 2033년까지 유럽 현지에서 생산 공급한다.

만도의 서스펜션 제품은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한 유럽 주력 모델과 폭스바겐 브랜드·아우디 브랜드 등 내연기관 모델에 공급된다. 승용차는 골프·티구안·파사트 등 10여 종이며, 상용차는 캐디 등이다. 일반적으로 서스펜션 부품은 차량 한 대당 4개가 장착되므로 연간 수주 물량으로는 600만(Peak) 개에 달한다.

서스펜션은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부품으로 4개의 서스펜션 부품이 차체 하중을 지탱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승차감과 드라이빙 안전성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이에 서스펜션은 전기차에서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엔진소음이 없어 조용한 전기차에서 다른 소음을 없애는데 서스펜션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기술력을 갖춘 서스펜션의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

조성현 만도 총괄사장은 “이번 폭스바겐 전기차 플랫폼 서스펜션 수주가 만도 유럽 비즈니스 도약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만도가 폭스바겐그룹의 전략적 파트너사가 된 만큼 타 섀시 제품군 협력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만도는 유럽 폭스바겐 수주에 힘입어 중국 폭스바겐과 협력도 계획하고 있다. 만도 서스펜션은 중국 북경 양산(2002년)을 시작으로 지금은 닝보에도 생산 기지가 있다. 지난해(2020년) 만도 중국은 1400만개, 자동차 대수로 350만대 분의 서스펜션을 현지 자동차 회사에 공급했다.



자동차 열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018880)도 현대차그룹의 E-GMP와 폭스바겐의 MEB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들어갈 열 관리 시스템을 수주했다. 한온시스템의 열 관리 시스템은 현대차 아이오닉 5, 6, 7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에도 탑재된다.

한온시스템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주에 전기차 전용 부품 공장을 신설한다. 경주공장은 총 부지는 3만3000㎡(약 1만평) 규모로 오는 상반기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히트펌프모듈, 냉각수밸브어셈블리 등의 양산을 시작해 2024년까지 전기차 30만대에 들어갈 물량 생산을 목표로 한다.

한온시스템이 이처럼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에 투자하는 것은 전기차 관련 사업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한온시스템의 신규 수주 중 친환경차 비중은 2017년 44%였으나 2018년 63%, 2019년 71%, 2020년 76%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2013년 충북 충주시에 전동화부품 전용공장을 구축하며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지난 2019년에는 울산에 전기차부품 생산공장을 착공해 올 상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평택에도 전기차 핵심 부품 공장을 착공하고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택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핵심 부품(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을 통합한 PE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현대차 전용 플랫폼에 배터리시스템과 PE모듈(모터,인버터, 감속기 통합 부품), 양방향 충전기 등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사업은 꾸준히 순항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문 매출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2018년 1.8조원, 2019년 2.8조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