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요직 두루 거친 36년 포스코맨…“철강 이해도 갖춘 덕장”
by김성진 기자
2024.02.08 17:43:56
철강 전문가 장인화, 포스코 경력만 36년
2018년 최정우와 막판까지 경합 끝 고배
"인품 훌륭" 포스코 출신 인물들 한목소리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역량 강화 관건
[이데일리 김성진 김은경 기자]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낙점한 배경에는 본업인 철강 사업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철강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신사업의 미래도 없다고 본 것이다. 민영화 이후 첫 외부 출신 회장 가능성이 컸지만 결국 정통 포스코맨을 회장으로 낙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후보.(사진=포스코홀딩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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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후추위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장 전 사장을 포스코그룹의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내달 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친 뒤 포스코그룹 10대 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본지는 장 내정자에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개인 휴대폰이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포스코그룹 전직 임원 등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인품이 훌륭한 덕장”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장 내정자는 2018년 최정우 회장 선임 당시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로 재수 끝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무엇보다 포스코그룹 철강 전문가로 현재까지도 포스코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현장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955년생인 장 내정자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하며 포스코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그룹 경력만 총 36년에 달한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외부 출신 인물이 선정될 가능성이 컸다. 후추위가 공정성 논란에 직면한 데다 본업인 철강보다 미래 신사업을 더 잘 키워낼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 전 사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낙점한 데는 결국 “철강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는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매출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의 50~70%가 철강사업에서 창출되는 회사다. 장 내정자는 포스코 재임시절 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 철강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관건은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역량을 얼마나 키워낼 수 있느냐다. 포스코 사장 재임 시절 양·음극재 주심으로 신사업을 재편하는 등 원료 중심의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긴 했지만, 장 내정자를 이차전지 소재 사업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평가는 긍정적이다. 본업인 철강과 미래 신사업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는 “포스코가 탄소중립, 수소환원제철 등 당면 과제들이 크고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보니 외부 인사를 통해 혁신을 꾀하기 보다는 철강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이 있는 내부 인사를 통해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 전 사장은 연구소 출신으로 합리적인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내부 출신 중에서도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