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화, 비방전 속 '소강모드'…후보간 담판설도 대두
by박태진 기자
2022.02.15 16:32:46
“여론조사 경선 반대” vs “단일화 의사 없는 듯”
안, 윤 겨냥 “빠른 시간내 결심 밝혀주길”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 담판 시도될 수도
이재명-김동연·심상정 단일화 “가능성 매우 희박”
[이데일리 박태진 김유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분위기다. 20여일 남은 대선 정국에서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감정 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범여권에서 일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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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윤 후보 측에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몇배나 높은 상황에서 대등한 위치에서 단일화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임승호 국힘의힘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국민의당의 여론조사 경선 요구에 “윤 후보 지지율이 5배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하나도 안 거치고 한국시리즈 붙여달라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윤 후보도 전날 국민의당에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하는 데 대해선 “별도로 더 드릴 말은 없다”며 잘라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론조사를 보면 1위 윤석열, 2위 이재명, 3위 안철수”라면서 “3위 동메달이 금메달을 뺏을 수 있는 길은 어떻게든 점수 조작을 하든지, (단일화) 이런 방법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관철시킨다면 한 번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그런 요행수(를 안 후보가 노리는 것 같다)”라면서 “안 후보와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안 후보 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최진석 국민의당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에 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그분들(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언사를 보면 단일화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협상 결렬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어 “이분들은 정권을 잡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혼자 해도 정권을 잡을 수 있는데 왜 권력을 나눠 먹느냐, 그냥 우리끼리 하자는 의사가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거듭 압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에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제의와 관련한 윤 후보의 답변 시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에서 관련 연락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저는 제가 제안한 이후에 지금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건 후보께서 말씀하셔야죠”라며 “대통령 후보가 제안한 것이니, 그쪽에서도 대통령 후보께서 ‘한다, 하지 않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후보가 유세 일정에 집중하는 가운데 참모들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이어가며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적 타협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안 후보가 자신의 제안에 대한 윤 후보의 직접적인 응답을 전제로 일대일 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는 오는 28일이 단일화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거론되는 만큼 그 직전에 후보 간 담판이 시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범여권 인사들의 단일화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 이 후보와 김동연 후보 간 단일화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단일화) 가능성을 물어보면 당연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거나 진전된 내용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일화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앞서 ‘통합정부’를 강조한 것이 심 후보와 김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상층 연대가 안 되더라도, 중도 부동층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