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미 중국대사에 '미국통' 셰펑 외교부 부부장 거론

by박종화 기자
2023.01.12 19:42:44

미국서 두 차례 근무…작년 미·중정상회담 준비 총괄
'전랑외교' 이끈 전임자보다 온건파로 평가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이 대미(對美) 외교 전문가인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을 차기 주미대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를 대표했던 전임 친강 대사(현 외교부장)가 이끌었던 대미 강경 외교 노선이 변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셰 부부장이 차기 주미 중국 대사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셰 부부장은 과거 두 차례 주미 대사관에서 일한 적 있는 대미 외교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을 총괄했다.

WSJ은 셰 부부장을 “중국과 미국을 잇는 견실하고 공평한 연결로”라고 표현하면서 이번 인사를 대미 외교 기조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전임 주미 대사였던 친강 현 외교부장은 전랑외교로 불리는 강경노선을 주도했다. 셰 부부장도 본부에서 미·중 갈등에 대응하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기조를 바꿀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셰 부부장은 상대적으로 대미 온건파로 꼽히는 양제츠(楊潔) 전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도 가까운 사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알리 와인은 “차기 중국대사는 중국에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미국 의회와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정책을 완화하려는 능력과 의지를 잃고 있는 미국 기업, 두 가지 장애물에 대응해야 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던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을 영토·해양 영유권 분쟁을 담당하는 국경·해양사무사 부사장으로 발령냈다. 이를 두고서도 중국이 전랑외교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