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혀진 감사의 마음…감사원 "보훈특별고용, 공정성 훼손"

by정다슬 기자
2022.03.15 16:15:42

자격안되는 특정인 고용 위해 서류조작하고
채용기관에 협박하기도
기관성과평가 높이고자 채용지원방법도 조작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 등을 대상으로 정부가 취업을 지원하는 ‘보훈특별고용’ 대상으로 특정인을 추천하거나 성과평과 등급을 높이기 위해 추천자 명단을 조작한 사례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15일 ‘보훈특별고용 제도 운용실태 운용실태’ 감사결과보고서에서 보훈특별고용 업무를 위법·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18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또 경찰청장에 추천업무 처리 과정에서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관련자 등 4명을 고발했다.

국가유공자법 등에 따르면 국가보훈처가 의무고용비율 미달 기관에 보훈대상자 추천 시에는 고용예정인원의 5배수 이내로 복수 추천해야 한다. 또 보훈특별고용 취업 지원의 상한 연령(35세)을 준수해야 하며 보훈특별고용 후 정당한 사유(질병 등) 없이 6개월 미만 근무하고 퇴직한 경우 등에는 퇴직 후 6개월간 취업 지원을 제한해야 한다.

보훈특별고용 업무 담당자 A씨는 2018년 4월 36세인 보훈대상자 B씨로부터 취업 알선을 부탁받았다. A씨는 B씨가 취업지원 상한연령을 초과했으며 보훈특별고용으로 취업한 기관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6개월 내 퇴직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에 다른 2명을 추천하는 것으로 과장의 결재를 받은 문서에 B씨를 임의로 추가했다. 이에 ○○㈜는 서류전형 등을 거쳐 B를 포함한 2명을 보훈특별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A씨는 B의 추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에 B씨를 보훈특별고용이 아닌 가점채점한 것으로 취업자통보서를 작성·제출하도록 하는 등 서류 위조도 꾀했다.

이같은 일은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보훈대상자의 아버지로부터 취업알선을 부탁받아 C가 취업지원 상환연령을 지난 37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했다. 특히 채용기업인 ㈜ ▼▼에 C를 채용하면 보훈특별고용 예고인원을 절반으로 줄여주겠다고 하는 등 협박과 조건을 제시했다. 반대로 해당 기업이 추천한 이를 능력부족 등으로 채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다른 보훈지청에서도 수요조사 없이 특정인을 단수추천하고 허위의 추천공문을 사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단수추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공문을 허위 작성해 비희망자를 허위로 만들어 추천하기도 했다.

성과평가 시에서 더 높은 가점을 받는 보훈특별고용 비중을 올리고자, 자력취업 및 가점채용자가 보훈특별고용된 것처럼 보이도록 추천 및 고용명령 공문을 작성한 사례도 있었다. 그 결과 이 보훈지청은 2018~2020년 취업지원노력도 성과평가 항목에서 정당한 등급(A~A+등급)보다 높은 등급(A+~S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