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세입자 보호 우선…전세금 부족한 다주택자 집 팔아야"

by경계영 기자
2019.03.07 15:00:00

국토부,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지방 주택시장 하락, 감내 가능한 수준
작년 재건축발 불안에 정비사업 규제 강화
"올해 수급 안정요인 강화…불안시 신속 조치"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깡통 전세’ 우려가 커진 데 대해 “1차적으로 보호해야 할 입장은 세입자”라며 “전세보증금이 부족한 다주택자 집주인은 일부를 파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박선호 1차관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전세가율이 높았던 데다 매매값이 하락해 일부 깡통 전세 물량이 있고, 이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깡통 전세 문제가 현실화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깡통 전세는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합한 금액이 주택 가격보다 높아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주택을 말한다.

깡통 전세 우려가 커지자 국토부는 세입자 권리 보호에 나섰다. 지난해 법무부와 맺은 업무협약(MOU)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임대차 분쟁 조정위원회에 세입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해도 집주인이 원하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데, 향후 세입자 신청만으로도 분쟁 조정이 자동 개시되도록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도 추진된다.

박 차관은 “지난해 9·13 대책에서 규제지역에서의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지금 (깡통 전세) 리스크(위험)이 크진 않다”며 “세입자 수준에서 적정 수준의 전·월세 가격을 유도하는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등으로 얼어붙은 데 대해선 그는 “주택시장 하락 추세나 하락 폭은 시장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지역산업 침체와 겹친 곳은 모니터링하면서 세입자 주거안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향후 필요한 지원책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업무 추진계획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가 한층 더 조여졌다. △재개발 정비계획 수립할 때 정보제공 강화 △재개발의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한선 상향 △시공사 수주비리 반복업체 3진 아웃제 등이 그 예다. 박 차관은 “지난해 재건축 시장발 불안이 심하게 나타났다”며 규제 강화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생활적폐로 규정지은 정비사업 비리를 뿌리 뽑고자 국토부는 3진아웃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차관은 “지난해 한 사업장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때 잡음이 많았다”며 “당시 해당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번 3진 아웃제는 수주 제한 조치를 전국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차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이 “걱정한 것보다 괜찮다”고 평가했다.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나 다양한 개발사업 등이 불안요인이 남아있긴 하지만 수요와 공급 모두 안정돼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정부 대책 등의 효과로 투기수요가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도 충분해 수급 양측면에서 안정요인이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 불안이 재현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주택 매매거래가 위축된 데 대해 박 차관은 “집값 상승 기대가 둔화하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원하는 가격에서 차이가 크게 발생했고 이것이 시장 관망세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 정상적으로 주택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