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고준혁 기자
2018.02.20 17:56:02
키스톤 ''포기'', 글랜우드 유보
조만간 우협 선정 후 3월 SPA 체결 예정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두산엔진(082740) 매각 본입찰에 파인트리자산운용(파인트리) 등 3곳이 참여했다. 적격인수후보(숏리트스)에 포함된 키스톤프라이빗웨쿼티(PE) 등이 빠져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이날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파인트리와 소시어스 등 2~3곳이 참여했다. 매도자 측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3월쯤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5월 중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숏리스트에 올랐던 키스톤PE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수 후보자 가운데 하나였던 글랜우드PE 측은 본입찰 참여를 결정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CS 측에 전달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주산업 특성상 두산엔진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거나 인수 뒤 사업 구상을 마무리 짓지 못해 불참 또는 유보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조선업계가 최악의 수주를 기록했고 이게 내년이나 내후년 시차를 두고 재무제표에 나타날 수 있다”며 “엔진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시차가 있어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수 경쟁자는 다소 줄었으나 남아 있는 원매자의 인수 의지가 높아 두산엔진 매각은 최종 성사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두산엔진이 대형 선박엔진 제조업체 세계 2위이고 오랜 기간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점 등을 매력으로 보고 있다. 조선산업이 최저점을 찍고 점차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수익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조선 업황은 2020년 정도 개선될 거라 보고 있다”며 “그때까지 두산엔진을 가지고 버틸 여력이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엔진 경영권 지분 42.66%(2965만 주)다. 두산밥캣 등 두산그룹 계열사 지분을 제외한 엔진 사업부만 별도로 인수하는 구조다. 매각가는 수백억원대로 전망되고 있으나 원매자 측에서 부채 이전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최종 인수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엔진 매각을 결정, 지난해 11월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