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 없어도 겨울마다 수십만 확진…유행 몇년 갈 것"

by양희동 기자
2022.03.28 16:40:35

스텔스오미크론 56.3% 우세종화…완만한 감소세 예상
韓오미크론 재감염률 10만명당 1.6명…유럽 10% 추정
전문가 "석달 내 안정되겠지만 수년간 유행 반복 우려"

[이데일리 양희동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하위 변이인 ‘스텔스오미크론(BA.2)’이 3월 4주(20~26일)에 우세종화되며 향후 유행 예측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스텔스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기존 대비 30~50% 강하지만 재감염 등에 의한 2차 정점 가능성은 낮게 보며, 완만한 감소세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60세 이상 고령층의 감염 비율이 전체의 20%에 달해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증가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이송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8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8만 7213명(누적 1200만 3054명)으로 전주 월요일(21일) 20만 9169명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했다. 또 주간 일 평균 확진자는 3월 3주(13~19일) 40만 4964명을 정점으로 3월 4주엔 35만 1347명을 기록,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스텔스오미크론 검출률은 3월 4주 56.3%로 높아지며 국내에서도 우세종화됐다. 스텔스오미크론 검출률은 이달 들어 3월 1주 22.9% →3월 2주 26.3% →3월 3주 41.4% →3월 4주 56.3% 등으로 증가 추세다. 앞서 오미크론은 1월 3주(16~22일)에 우세종화됐지만, 정점은 2개월이 지난 이달 17일(62만 1328명)에 나타났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선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스텔스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재감염률도 10%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스텔스오미크론 비중 확대에 따른 향후 확진자 수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감염 사례는 총 346명으로 이 중 올 1월 오미크론 유행 이후엔 185명이 발생했다. 그러나 10만명 당 재감염 추정건수는 델타 변이가 33.6명이었지만 오미크론은 1.6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재감염에 대해서는 조금 더 모니터링 할 시간이 필요하고, 스텔스오미크론이 중증도를 높인다는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전염력을 1.3~1.5배 높이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유행의 규모나 크기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질병관리청)
스텔스오미크론 우세종화로 다음달까지 하루 확진자 20만~30만명 수준의 완만한 감소세가 나타나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달 들어 60세 이상 고령층이 3차 접종 후 3개월 이상 지나며, 확진자 비중도 20% 가까이 높아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오미크론 우세종화 직후인 1월 4주 8.0%에서 2월 1주 9.2%, 3월 1주 15.0%, 3월 4주 18.4%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달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잠정 중단으로 백신 접종 동력이 사라져, 추가 접종을 통한 감염 예방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신규 3차 접종자는 불과 464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스텔스오미크론 영향으로 확진자 감소세는 둔화되도, 사망자는 200명대 이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스텔스오미크론은 검출률이 100%가 될 때까지 늘어날 것이고 앞으로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며 “확진자 감소세 속에서도 스텔스오미크론 비중이 증가하면 하루 확진자 20만~30만명은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먹는 치료제가 적재적소에 보급되지 못하면 사망자도 매일 200명대가 나올 것”이라며 “확진자는 4월 하순은 가야 10만명 대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유행이 새로운 변이 발생없이도 겨울마다 몇 년간 반복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스텔스오미크론 영향으로 완만하게 하강해 장기추세로 보면 매주 15% 정도 감소, 3개월 정도 지나면 하루 확진자 6만명까지 내려갈 것”이라며 “새로운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겨울이면 몇십만명대가 상당기간 나오며 유행이 반복, 장기적 경향성을 가지고 현재와 같은 패턴이 몇 년은 반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