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시장 다시 '겨울잠'

by장종원 기자
2014.03.13 18:05:33

아파트값 단기 급등 부담에다 전월세 과세 ''악재''겹쳐
거래 끊기고 호가 하락세
"전월세 과세 국회 확정까지 관망세 계속"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매매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이 급속히 줄고 호가(부르는 가격)도 하락세다. 아파트값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다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등을 담은 정부의 ‘2·26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관망세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는 최근 일주일새 호가가 500만~1000만원 내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0㎡형은 지난해 말 5억3000만원에서 이달 초 6억5000만원으로 2개월 새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거래 역시 뚝 끊겼다.

개포동 한영공인 윤한석 대표는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데다 정부의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추진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재건축단지인 개포 주공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 42㎡형은 7억1000만~7억2000만원 선으로 일주일 새 1000만원 내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도 거래가 거의 중단되면서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에덴공인 윤고용 대표는 “지난해 말 이후 꾸준하게 오르던 집값이 최근 추격 매수세가 한풀 꺾이면서 호가도 조금 빠졌고 거래도 뜸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각각 1.63%, 1.02% 올랐으나 정부의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뒤인 지난 주말에는 각각 0.8%, 0.43%로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국회에서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및 보완 조치와 관련한 법 개정 논의를 마무리짓기 전까지는 시장이 지금과 같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 등의 악재로 인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매매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구 개포동 일대.(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