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두자릿수 감소…승자는 폭스바겐·테슬라
by노재웅 기자
2018.01.04 16:44:45
미국 전체 신차 판매량 전년比 1.8%↓ 수요 정체
현대차 11.5%↓, 기아차 8.9%↓..점유율 7%대로
고급차 제네시스·친환경 아이오닉 브랜드는 성장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신차 시장에서 두자릿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 ‘빅3’와 일본 도요타 등 전통 강호들도 모두 부진한 한해를 보낸 가운데,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일 폭스바겐과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가 눈에 띄는 호성적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총 127만522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42만2603와 비교해 10.4% 감소한 실적이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0.7%포인트(p) 떨어진 7.4%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지난해 전년대비 11.5% 감소한 총 68만5555대를 판매했다. 현대 브랜드는 66만4961대, 제네시스 브랜드는 2만594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량 감소는 중형세단 쏘나타의 부진 여파가 컸다. 전년도 20만대 가까이 팔린 쏘나타는 지난해 13만대 수준에 그쳤다.
대신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 선전하며 실적 하락폭을 줄였다. 미국 판매 이래 첫 연간 10만대를 돌파한 11만4735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브랜드도 1만대를 넘기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알렸다.
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58만9668대로 전년대비 8.9% 줄었다. 신규 투입한 니로를 비롯해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 모델들이 전년대비 판매량이 상승했지만, 노후화된 K시리즈 세단 제품군이 모두 부진했던 결과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체 산업 수요의 정체에 더불어 일본 업체와의 판촉 경쟁 강화와 내실 강화 위해 플릿판매를 줄인 것이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줄었다”며 “올해는 코나와 G70, 신형 싼타페, 코나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기아차 스팅어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고 K5의 개선모델을 선보이는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신차 시장에선 현대·기아차만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을 비롯한 상위 4개 업체가 모두 전년대비 하락세를 그렸다. 시장 1위인 GM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300만2237대를 판매했다. GM과 함께 미국 ‘빅3’로 불리는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각각 0.9%, 8.1% 줄어든 257만5200대, 207만3073대를 기록했다. 3위 일본 도요타는 243만4515대로 전년과 비교해 0.6% 판매량이 줄었다.
이 결과 미국 전체 신차 판매량도 전년보다 1.8% 줄어든 1724만5872대를 기록하며 전례 없던 지난 7년간의 상승세의 막을 내렸다.
전체적인 시장 위축 속에서도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단락된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 등은 승자로 남았다.
폭스바겐은 전년대비 5.8% 증가한 62만5068대를 판매해 기아차를 넘어섰다. 이는 일반브랜드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저가형 모델3를 추가한 테슬라는 처음으로 5만대를 넘긴 5만5120대를 판매, 전년대비 35.1% 급증했다.
고급차 브랜드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37만5311대로 1위를 차지했으나 전년대비 1.4%가 줄었고, BMW도 35만4110대로 3.4%가 감소했다. 또 캐딜락은 15만6440대로 8.0%, 렉서스는 30만5132대로 7.9%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