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6.07.18 18:48:42
복귀 후 더민주·국민의당 중 선택하는 것 쉽지 않아
정치권 일부, 독자행보 하다 국민의당 선택할 수도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전남 강진에 칩거중인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손 전 대표가 정치재개를 한 후 어느 당에 몸을 담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당’으로 변모한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하기도, 그렇다고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옹색한 손 전 대표의 처지를 빗대, “손 전 대표도 정당에 다시 복귀를 하려면 ‘내가 과연 그 정당 가서 무슨 역할을 할지’ 생각을 할 것 아니겠느냐”며 “더민주에 오면, 확실하게 확신이 안서면 선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것은 국민의당이든 더민주든 어느 쪽으로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한 뒤 “정치를 하실 생각을 하면 시기적으로 지금 외에는 언제 다른 때 기회가 있겠느냐. 이제 빨리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정계복귀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국민의당도 안철수당 인만큼, 거기에 가는 것도 부담이 적지 않아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 전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온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구체적인 정계복귀 시점까지 거론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가 8월말이나 9월 초에 복귀 한다더라”라고 전하며 9월 2일을 복귀 시점으로 꼽았다. 박 위원장은 손 전 대표와 가까운 이낙연 전남지사로부터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손 전 대표가 오는 8월 27일 개최되는 더민주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에 복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점은 추석 명절 이전으로 정해졌다. 다만 어느 정당으로 복귀할지가 불투명하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더민주 당원 신분인 손 전 대표가 더민주로 복귀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사태를 거쳐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어느 당에 몸을 담아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손 전 대표가 특정 정당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손학규가 대권을 잡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통합해 (다시 경선을 할 때 ) 들어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무소속 행보를 하다가 막판에 국민의당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더민주 당원 신분인데)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탈당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문재인당으로 변한) 더민주 가서 뭘 하겠느냐”며 독자행보에 무게를 실었다.
손 전 대표 측도 어느 한 당을 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래도 당분간은 더민주에 몸을 담고 정국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정계복귀) 시기는 됐다. 그런데 당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쨌든 더민주 당원이니까, 더민주에 있을 것이다. (대선경선이 본격화되는) 내년 1월까지 스탠스를 잘 잡고 진용을 갖춰 놓은 뒤 뭔가를 선택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