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비진작 '안간힘'…내수·경기株 강세 지속될까
by이재호 기자
2016.06.30 16:21:37
내수업종, 2Q영업이익 증가율 전망 '맑음'
정부 추경 등 경기 부양 총력…내수주 수혜 기대
SOC사업·세제혜택 확대 등으로 경기주도 대안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정부가 하반기 경기 부양에 주력하면서 내수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내수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각종 세제 혜택이 예고돼 있어 건설과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도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분기 업종별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상업서비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174.09%에 달했고 내구소비재(86.03%), 개인생활용품(28.14%), 가정생활용품(23.91%), 제약(20.39%), 백화점(15.68%), 식료품(13.80%), 담배(13.09%), 온라인쇼핑(9.94%) 등도 선전할 전망이다. 수출이 부진했던 반면 국내 소비는 견조한 모습을 보인 영향이다.
이 같은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추가경정예산 10조원을 포함한 20조원 수준의 재정보강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다양한 내수 진작 정책을 내놨다. 소득 하위 50%의 의료비 부담 완화,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연령 확대, 액상형 분유 부가가치세 면제, 고속철도(KTX) 할인 확대, 알뜰폰 요금 인하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일부 공휴일을 특정 월요일로 옮겨 사흘 연휴를 만드는 제도 도입까지 추진키로 했다.
시장은 정부의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 지난 28일 이후 코스피 의약품 업종 지수는 4.58% 상승했다. 유통(3.98%), 서비스(2.12%), 통신(2.10%), 음식료품(1.72%) 업종 지수도 일제히 올랐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음식료, 담배, 생활용품 등의 매출 비중이 증가세”라며 “내수주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여파에도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리와 환율 등의 측면에서 변동성이 여전히 심해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한 내수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오리온(001800), 농심(004370), 한샘(009240), 엔씨소프트(036570), SK텔레콤(017670) 등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SOC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안이 확정된 데 이어 임대주택 물량 확대, 월세 세액공제 강화 등이 시행될 예정이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허가도 승인을 받았다. 건설과 산업재, 시멘트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특히 건설의 경우 이란 등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와 가전도 호재가 있다. 정부는 10년 이상 지난 노후 경유차를 팔고 신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가 70% 감면되고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구입가격의 10%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가가 짓눌려 있었던 건설주가 다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 등도 해외시장 부진은 쉽게 해소되지 않겠지만 내수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