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5.12.08 15:55:14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배럴당 2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실패 이후 유가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유가가 2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골드만삭스 전망이 더욱 힘을 얻어가고 있다”며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변수 이외에도 제반 단기적 변수 역시 유가 반등이 쉽지 않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적 변수 이외에 단기적으로 유가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변수로는 원유 저장능력의 한계, 엘니뇨 현상 등으로 인한 따뜻한 겨울 날씨, 자국 환율에 따른 산유국의 손실 차이로 감산에 대한 입장 차이 발생, 이 밖에 IS로 대변되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힌다.
문제는 유가 저점을 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란 원유 생산 증가폭, 달러화 흐름 등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고 가격변수라는 특성상 투기적 수요 등에 의해 유가 하락폭이 오버슈팅할 가능성도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균 원유 생산원가가 약 27달러 내외 수준임을 감안할 때 치킨게임 차원에서 27달러 내외 수준까지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물가상승률을 감안, 실질유가 수준으로 1991~1999년 중 평균 실질유가 수준인 12.7달러 수준까지 실질유가가 하락할 수 있음을 가정하면 현물 유가 수준은 29.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미국 경기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유가가 20달러대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가격변수라는 특성상 일시적으로 유가가 2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잠재적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구조적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유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달러화와 미국 소비사이클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유가 반등 혹은 안정 모멘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이후 금리인상 속도 우려감 완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 진정 및 저유가에 기반한 미국 등 선진국 소비경기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