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MLS 사업 준비 차질…공청회 취소 우려로 업계 '혼란'
by최연두 기자
2024.12.09 16:35:33
'취소 논란' 국정원 MLS 공청회, 다시 개최하기로
언론사 대상 국정원 3차장 브리핑 실시 여부도 관심
보안업계 "MLS 사업 추진 동력 약해져" 우려 목소리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최근 비상계엄령 사태로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공공기관이 개최 예정이던 정보기술(IT) 분야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다층보안체계(MLS) 공청회는 최근까지도 진행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내년도 관련 공공사업을 준비 중인 보안 업계는 다소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MLS는 국가 전산망 내 데이터를 기밀 정보(Classified, C), 민감 정보(Sensitive, S), 공개 정보(Open, O) 등 세 단계로 분류하고 각 등급에 맞춰 보안 수준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국가 사이버 보안 체계다.
|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직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관련 담화를 스마트폰으로 지켜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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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13일 국가정보원이 주관하는 MLS 설명회 일정이 취소됐다가 다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MLS는 정부가 공공 대상 망분리 환경 개선을 목표로 도입한 방안으로,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보안을 차등 적용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주무기관은 국정원이다.
차주 19일 예정된 국정원의 MLS 관련 언론 브리핑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번 설명회에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MLS 가이드라인을 최종 보완할 계획이었다. 이를 토대로 윤오준 국정원 3차장이 브리핑 발표자로 나서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국정원 1차장이 교체되면서 조직 내부 변화가 예상됐고, 이로 인해 MLS 공청회와 브리핑 등 주요 행사의 진행 여부를 둘러싸고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홍장원 국정원 전 1차장을 전격 교체했고 후임에 오호룡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홍 전 1차장이 ‘대통령의 계엄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는데,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틀 뒤인 지난 5일 이에 대한 징벌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MLS 최종 가이드라인을 주시하던 보안 업계는 예기치 못한 일정 연기에 사업 추진 동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더욱이 내년도 예산안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엄 사태와 국정원 인사 등으로 MLS 관련 구체적인 발표가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미뤄진 행사는 또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ITSA)가 오는 11일 공동 주관하는 ‘공공 디지털 사업 혁신 토론회’도 잠정 연기됐다. 이 행사는 공공사업에서 소프트웨어(SW) 과업 모델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위한 목표로 실시될 예정이었다. 신성범·이달희 의원실(국민의힘)이 공동 주최자였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정부 기관의 행사도 취소됐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오는 12일 열리는 출입기자단 대상 월간 정례브리핑 행사는 이달 말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