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년간 100원 올랐다…“내년 초까지도 달러 강세”

by이윤화 기자
2021.12.30 17:53:36

올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 1188.80원, 1년전 대비 100원 가량↑
유동성,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정상화 등 키워드로 움직인 환율
시장 “미 연준 긴축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강달러 예상”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원·달러 환율이 1년 전에 비해 100원 가량 오른 118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백신보급 확대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3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86.50원) 대비 2.30원 상승한 1188.80원에 마감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 30일(1086.30원)과 비교해 보면 1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환율을 움직인 키워드로 ‘유동성’, ‘통화정책’,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을 꼽았다. 연초 환율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주목했다. 이후 3월부터는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미 국채 금리 오름폭이 더 커졌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가 대두 되면서 연초 1%대에 미치지 못했던 10년물 금리가 3월말 기준으로 1.7%대까지 올랐다. 이에 지난해 12월 1100원 아래에 머물던 환율은 올해 3월말 고가 기준으로는 1140원에 근접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1131.8원을 기록하면서 레벨을 높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초부터 인플레이션이 주목받았는데 1월초부터 각국이 코로나19 여파를 타개하고 경기 회복을 이끌어가기 위해 유동성을 늘려갔고, 이에 반응해 미 국채 금리가 큰 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해석과 대응 메시지에 주목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미 연준은 2분기까지도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면서 유동성을 계속 풀 것이란 일관된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면서 2분기 환율은 1126원대로 소폭 하락하는듯 했으나 델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번진데다가 인플레 위험도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관측되며 또 다시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주요 6개국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월말 90선에서 3월말 93선 위로 급등한 뒤 5~6월 다시 90선 아래로 내렸다가 9월말 94선까지 다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 등에 환율은 6~7월까지 1150원대 아래쪽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4분기 들어서부터는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를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으로 점차 바꿔나가며,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은행권의 한 FX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에 대한 판단을 바꾸면서 통화정책 출구전략을 모색하자 장중 고가 기준으로 10월 중순경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면서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환율이 다시 1100원대 후반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 달러화 강세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12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