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3개월째 경기부진"…홍남기·라가르드 "확장재정 필요"(종합)

by조해영 기자
2019.06.10 17:12:16

KDI "수출 중심 경기부진 이어져"…수출금액 -9.4%
홍남기 경제부총리, IMF 총재 만나 "추경 통과" 강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한국 경제가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가 3개월 연속 ‘부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 반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공감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3월 IMF는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정책조치가 필요하다”며 △9조원가량 대규모 추경 △금리인하 검토 등 완화적 통화정책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를 포함한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KDI는 10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기 악화 입장을 유지했고 지난 4월부터 3개월째 ‘경기 부진’ 판단을 유지했다.

KDI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이 전월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산업생산의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생산은 0.7%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부진 진단이 3개월째 이어진 데는 수출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수출금액은 마이너스(-) 9.4%로 전월(-2.0%)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다. 품목별로 자동차(13.6%)가 증가를 기록했으나 반도체(-30.5), 석유화학(-16.2%), 무선통신기기(-32.2%) 등이 큰 폭으로 줄었다.

투자 역시 -6.3%로 KDI는 “전월(-15.6%)보다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5월 자본재수입액은 16.6% 감소하며 전월(-13.5%)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설비투자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는 4월 소매판매액이 1.4% 증가로 지난 1분기 평균치(1.7%)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5% 증가해 전월(0.8%)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다.

5월 소비자물가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로 0.7%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근원물가도 0.8%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 역시 무역갈등과 세계 증시 하락 등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와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총수출(3MA), 일평균 수출(3MA) 및 수출물량지수(3MA). KDI 제공
한편 반도체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한국 경제의 하반기 반등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IMF는 한국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서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만나 확장재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홍 부총리는 라가르드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확장적 재정 정책의 일환으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국회의 승인을 얻어 경제활력 제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은 11일을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최장기간인 46일째 국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