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지하철 공사 시작 5분만에 '펑'..14명 사상(종합2)
by이지현 기자
2016.06.01 17:03:09
4명 사망..중상자 3명도 '위독' 7명은 경상
소방당국 사고원인 가스누출 의심..중점 조사
경기북부경찰청 수사본부 꾸려 사고 경위 조사
[이데일리 이지현 이승현 고준혁 기자] 경기 남양주 진접읍 금곡리 지하철 4호선 연장선 공사구간 폭발사고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일 국인안전처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5분경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주곡 2교 복선전철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20여명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일어나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3명은 중상, 7명은 경상으로 알려졌다.
| 남양주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사진=국민안전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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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발은 지하 15m 작업장에서 일어났다. 이날 포스코건설 소속 근로자(9명)와 협력업체 매일ENC 근로자(14명) 총 23명이 출근해 7시 20분부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15m 깊이 쇠파이프 구조물로 연결된 곳에서의 작업은 협력업체 근로자의 몫이었다. 14명은 주곡 2교 아래 지하에서 터널을 뚫기 위해 땅을 파는 작업을 하려고 철근절단(용단)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12명은 지하에 2명은 지상에 있는 상태였다.
용단작업 때는 지상에 있는 산소통과 LPG통에 호스(관)를 연결, 지하 작업장까지 연결한다. 이렇게 공급된 가스에 불을 붙이는 순간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업시작 5분만의 일이다.
남양주소방서 관계자는 “준비작업 중 가스누출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몰사고는 아니다”고 말했다. 공사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산소통과 LPG통은 지상에서 별도로 격리 보관하며 호스는 작업 때에만 별도로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 비추어 폭발을 일으킨 가스는 이날 작업 이전부터 지하에 이미 누출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작업상으로는 폭발할 게 없다”며 “발화원인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산소와 LPG 중 어떤 가스가 누출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과학수사반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이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합동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폭발 충격으로 현장에서 1명이 숨졌다. 폭발과 함께 지하 15m에 고립된 5명 중 3명도 의식을 찾지 못하며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당초 부상자는 8명으로 집계됐으나 지상에 있던 근로자 2명의 부상도 확인돼 사상자는 14명이 됐다.
소방 관계자는 “중상자 3명 중 심한 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이들이 있다”며 “사망자가 더 늘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를 수사할 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고 원인과 공사 업체의 인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박승환 남양주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60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에는 남양주경찰서강력팀과 지능팀 42명, 경기북부청 강력·폭력계, 과학수사계, 지능팀 등 지원인력 18명이 포함됐다.
경기 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목격자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면밀히 확인 중”이라며 “공사업체 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안전 관리 매뉴얼을 준수했는지 여부 등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사고가 수습되고 사고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현장의 안전관리지침과 설비를 전면 재점검해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유가족과 부상자, 그 가족에게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후속 수습 절차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