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업계 "국내 규제로 해외와 격차"…중기부 '규제 뽀개기' 착수

by김경은 기자
2023.05.30 17:21:37

중기부,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규제 뽀개기’ 행사
웨어러블 의료기기·디지털 치료기기 등 6개사 참여
중복 규제·가이드라인 부재 등 사업화 어려움 토로
이영 장관 “복지부 장관 만나 유의미한 결과 낼 것”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에서 다섯번째)이 30일 경기도 판교 코리아 바이오파크에서 열린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규제뽀개기’ 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바이오 벤처·스타트업들이 각종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쏟아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바이오를 ‘규제 뽀개기’ 1호 분야로 정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해 규제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중기부는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코리아 바이오파크에서 ‘바이오 벤처·스타트업 규제 뽀개기’ 행사를 개최했다. 규제 뽀개기는 다부처 복합 규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혁신 활동으로 벤처·스타트업뿐 아니라 전문가, 국민판정단 등이 함께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행사에는 웨어러블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기기, 화상투약기 등 총 6개 분야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이 참석했다. 신산업에 대한 기준이 부재한 경우, 규제로 인해 상용화가 불가한 경우, 이해관계자 간 갈등으로 신기술 도입이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한 애로 사례가 언급됐다.



이들 기술·기기의 공통점은 해외에선 이미 상용화돼 있지만 국내는 규제에 막혀있다는 점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원격 모니터링이 보편화돼 있으며 모니터링에 대한 별도 수가 기준도 마련된 상태다.

자판기 방식으로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화상투약기’도 마찬가지다.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 주요국에서 상용화됐으며 영국, 독일에선 전문의약품에 대한 판매도 허용돼 있다. 하지만 국내 화상투약기 업체 쓰리알코리아는 10년 전에 기기를 개발하고도 규제에 막혀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 플랫폼 제이앤피메디는 비대면 임상시험 분야에서 해외와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당국 차원에서 임상시험 일부를 비대면화했지만 국내는 관련 가이드라인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국내 병원, 제약사 등 현장에서는 제도의 불확실성 때문에 접근을 꺼리는 실정이다.

정권호 제이엔피메디 대표는 “전 세계 임상시험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5위, 서울은 1위를 차지했으나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비대면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글로벌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부는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해 규제 애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복합 규제는 특정 부처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복지부 장관과 만나 논의하고 한 번으로 안 되면 두 번, 세 번 협의해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부처·기관에서도 협의 의사를 나타냈다. 중기부 관계자는 “복지부와 식약처에서 올해 디지털 치료기기, 비대면 임상시험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