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빅테크 업체, 가격 경쟁 돌입하나…치킨게임 우려에 주가↓
by김윤지 기자
2023.02.23 17:11:47
징둥, 최저가 보상제 위한 100억위안 마련
마진 축소 우려에 징둥·핀둬둬 주가 급락
사업 경계도 모호…"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권"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당국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났으나 성장을 위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100억위안(약 1조89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내달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징둥 고객은 경쟁 업체인 핀둬둬나 티몰에서 동일한 제품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될시 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소식통은 ‘최저가 보상제’는 징둥의 창업자인 류창둥이 추진하는 것으로, 그는 고위 임원들이 사업의 기본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비교적 낙관적인 4분기 실적 전망에도 치열한 경쟁과 향후 마진 축소에 대한 우려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징둥닷컴은 최근 5거래일 동안 11% 넘게 하락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핀둬둬 역시 같은 기간 11% 넘게 하락했다.
SCMP는 중국 빅테크 업체들의 사업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트댄스의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중국 틱톡)은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다른 도시로 확대하겠다고 이달 초 밝혔다. 일일 활성 사용자가 7억명이 넘는 더우인이 음식 배달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면 시장 선두주자인 메이퇀과 으어러마 등과 경쟁이 불가하다. 그런가 하면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와 유사한 서비스를 자사 소셜미디어(SNS)인 위챗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 소재 기술 전문 싱크탱크 돌핀의 창업주 리청둥은 “징둥은 점점 더 많은 신규 진입자들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중국 인터넷 분야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의 왕카이 아시아 애널리스트는 “중국 빅테크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는 더 많은 보조금 뿐만 아니라 더 나은 품질의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