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中, 국제질서에 저항"…日에 안보협력 요청

by박종화 기자
2023.02.01 16:32:30

기시다 "북한·중국·러시아 위협 맞서 단결해야" 화답
일본, 연내 나토대표부 설치…이사회 정기 참석도 검토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중국 견제 메시지를 내놨다. 기시다 총리는 나토와의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면서 화답했다.

옌스 스톨렌베르그(오른쪽) NATO 사무총장이 31일 일본 사이타마현 항공자위대 기지를 찾아 F-2 전투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이노 토시로 일본 방위성 부상.(사진=AFP)


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회담을 가졌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독재적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특히 중국을 콕 집어 “중국이 우리의 위협은 아니지만 우리는 (중국으로 인한) 난제의 규모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조해야 한다. 중국은 핵무기 등 군비를 증강하고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이 내일 동아시아에서도 일어날지 모른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며 일본에 안보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기시다 총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중국으로 인한 안보 위협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며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주벨기에 일본 대사관에 부속된 나토 대표부를 연내 독립시키고 나토 이사회에도 정기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중국 견제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나토 역할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전날 서울 최종현학술원 특강에서도 “군비통제나 기후변화 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우리의 가치, 이해관계, 안보 등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전략연구소의 폴 판 호프트는 “대만에 비상상황이 생기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주고 유럽도 남의 일처럼 여길 수 없다”며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 강화는 미국은 물론 나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발언에 반발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한국에서 한 발언에 대해 “중국은 세계의 협력 파트너다. 도전이 아니다”라며 “나토는 냉전적 사고 방식과 진영 간 대결 개념을 버리고 유럽과 세계의 안보 및 안정을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