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크기 추가해주세요"…소비자 의견에 귀기울이는 패션업계

by신수정 기자
2024.03.11 17:41:42

검색량 등 분석해 원래 시즌보다 앞당겨 출시
SNS 등 쌍방향 소통 통해 고객 니즈 적극 수용
키워드, 트렌드 실시간 반영해 팬덤 형성 목표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디움 사이즈도 만들어 주세요”, “컬러 추가해주세요”

패션업계가 고객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품 제작에 반영하는 쌍방향 소통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고객들이 지금 찾고 현재 관심을 갖는 키워드를 빠르게 파악한 뒤 실시간으로 반영해 내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둔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최고의 경험을 얻고 지속적인 팬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패션업계가 SNS와 리뷰 등 고객들의 다양한 반응 데이터들을 분석해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LF랑놀자’ 쇼츠 캡쳐)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제품 리뷰 등 하루에 수천만 건씩 수집하는 고객들의 다양한 반응 데이터들을 분석해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프리오더를 투표를 통해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리오더 기간 내 피드백을 반영해 새로운 크기와 색상의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일방적인 대량생산에 맞춰 디자인된 아이템보다 개성있고 자신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것을 선호한다”며 “패션업계 역시 이를 반영하기 위한 기회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LF(093050)가 국내 전개하고 있는 ‘리복’은 따뜻한 날씨와 고프코어(아웃도어 의류를 감각적으로 코디하는 패션) 룩의 유행으로 고객들이 ‘리복 반팔 아노락’을 검색, 실시간 반응을 조기 포착한 리복이 기존 시즌보다 빠르게 ‘리복 반팔 아노락’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전년 대비 3450%의 폭발적인 판매 신장으로 성과가 즉시 나타났다.

쇼츠 댓글을 통해 로고의 변화나 디자인 보완 등을 요청한 의견도 적극 반영됐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쇼츠에서는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보부상백(르봉 리본 백팩 겸 숄더백)은 쇼츠를 통해 브랜드 담당자가 소통했다. 브랜드 측에서는 색상과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어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즉시 반영해 초도물량 완판 이후 추가해 출시했다. 닥스의 ‘블랙 DD로고 소가죽 미니 크로스백’은 쇼츠에 달린 400여개의 댓글 반응을 반영해 로고 크기를 줄여달라는 의견도 올해 S/S(봄/여름) 신상 지갑 컬렉션에 디자인에 즉각 반영해 로고 크기를 줄였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는 추후 24 S/S 신상 소개 쇼츠에 재출연해 “고객들의 댓글 피드백을 꼼꼼히 읽고 디자인에 적극 반영했다”고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기도 했다.

아예 한 시즌 전에 디자인을 선공개하고 고객 투표를 통해 실제 발매를 하기도 한다.

무신사는 시즌 프리뷰를 봄·여름(SS)과 가을·겨울(FW) 시즌에 맞춰 연 2회 정례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진행한 ‘2024 S/S’ 시즌 프리뷰는 온·오프라인에서 2만800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200여개 상품 중 70여개가 이번 시즌에 단독 발매됐다. 프리뷰에 참여한 업체관계자는 “고객들이 직접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한 피드백이었고, 고객 관점에서 컬렉션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며 “전문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기회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