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해외직접투자가 외국인직접투자보다 많아…투자 순유출 406조원"

by손의연 기자
2022.07.26 17:49:31

경총, 한국 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26일 발표
한국 투자 순유출 406조원 규모…미국, 영국은 순유입
"국내 투자환경이 개선되지 못해…노동규제 개혁 필요"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2000년 이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국내→해외)가 외국인직접투자(해외→국내)보다 규모가 커 투자 순유출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외국인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경제성장을 고려한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ODI)가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게 증가한 반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비교적 낮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투자 순유출 규모는 3105억 달러(40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총이 최근 20년간 해외직접투자 및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을 GDP 증가율과 비교한 결과,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율은 2465.7%로 GDP 증가율(212%) 대비 1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7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501.9%)는 GDP 증가율의 2.4배로 영국(5.5배), 프랑스(3.7배), 이탈리아(3.3배), 미국(3.1배)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제성장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누적액 증가율은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우리나라가 1위였으며, 해외직접투자(ODI)는 G7 국가들과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했다.



2000년~2021년 투자 순유출은 3105억달러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3조7163억달러, 영국은 968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일본은 1조4988억달러, 독일은 9892억달러가 순유출됐다.

경총은 각국의 투자유입 대비 투자유출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외국인직접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 배율을 분석했다. 한국은 2000년 0.49배로 다른 G7국가보다 낮아 해외직접투자가 외국인직접투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2021년엔 2.10배로 일본을 제외한 6개국보다 외국인직접투자에 비해 해외직접투자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이같은 결과가 경쟁국보다 협소한 내수시장, 과도한 시장 규제, 취약한 조세 경쟁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G7 국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투자의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는데 해외시장 개척 등 일정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 국내 투자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하는 부분도 크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가 증가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우리 기업의 투자 총량을 키우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확대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비롯한 조세경쟁력 강화와 노동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다른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조성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