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세수입 285.5조…코로나 여파에 1년새 8조 줄었다

by이명철 기자
2021.02.09 14:06:43

총세입·총세출 마감, 세수 결손 피했지만 세입여건 악화
법인세 16조7천억 덜 걷혀…양도세·증권거래세·종부세↑
적극 재정집행에 이월·불용 감소…세계잉여금 9조 흑자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국세 수입이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9000억원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부동산·주식 열풍 영향으로 양도소득세 등이 늘어 ‘세수 펑크(세수 결손)’를 피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세목에서 세입 여건이 악화한 영향이다. 사회연대기금의 재원 조달 창구로 거론되는 세계잉여금은 9조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28일 2021년 제1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2020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를 마감했다.

마감 결과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조5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지난해 예산보다는 5조5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일반회계는 392조4000억원, 특별회계 73조1000억원으로 같은기간 각각 60조1000억원, 3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9081억원 감소했다. 이는 국정모니터링 지표 시스템인 e-나라지표에서 국세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후 전년대비 감소폭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법인실적 부진으로 법인세(55조5100억원)가 16조7000억원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가 세수에도 반영된 것이다. 경제활동 위축으로 관세(7조600억원)와 주세(3조원)도 각각 8000억원, 5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의 지방 이전 비율을 15%에서 21%로 높이면서 관련 세수도 5조9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주식 거래량 증가로 양도세(23조6600억원)는 7조6000억원, 증권거래세(8조7600억원) 4조4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 등 증여가 늘면서 상속·증여세도 2조원 증가한 10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총세출은 예산현액(예산액+전년도 이월액)의 462조8000억원의 98.1% 수준인 453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대비 56조6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일반회계는 385조2000억원, 특별회계 68조6000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이월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000억원 줄었다. 예산 이월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집행 영향으로 2018년 3조3000억원에서 2019년 2조6000억원, 지난해 2조3000억원 등 점차 감소세다.

예산을 쓰지 않고 남겨둔 불용은 같은기간 1조3000억원 줄어든 6조6000억원이다. 불용률은 1.4%로 2007년 예산 관련 D-브레인 시스템 구축 후 최저치를 달성했다.

총세입액에서 총세출액을 뺀 결산상잉여금 중 차년도 이월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한해 남긴 돈을 의미하는 세계잉여금은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해 정치권에서 조성을 추진하는 사회연대기금의 재원 조달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5조7000억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 출연, 채무상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또는 세입 이입 등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3조6000억원)은 개별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 조치한다.

한편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재정수지·국가채무·재무제표 등을 추가 산출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원 결산검사 후 5월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미지=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