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진희 기자
2022.01.13 17:45:08
원희목 회장 좌장으로 주요 기업 대표 대담
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 기술수출 13조 기록
“적절한 정부 지원 있다면 더 높은 도약 가능”
전문인력 국내 300명 VS 미국 8000명
불필요한 절차 최소화해 기업들 지원 필요
정부 관계자 “기업 제안 적극 반영 검토할 것”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정부에 직언했다. 13조원 이상 기술수출 성과 기록,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세계 6위(3.7%) 등 지난해 저력을 보였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적절한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제약·바이오 선진국 도약도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등 주요 기업 대표 대담
1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주최로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신년 대담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계 대표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담회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현황과 미래-규제과학은 어떻게 성장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4차산업 시대의 바이오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오일환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등 발제 후 참석자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을 좌장으로 하는 대담에는 △장신재 셀트리온(068270)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128940)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170900) 회장 △윤성태 휴온스글로벌(084110) 부회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 등이 참여했다.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 절실”
먼저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을 위해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 셀트리온 사장은 “의약품 개발 시 여러 시점에서 다수의 의문이 발생하므로 즉각적인 문의·답변이 가능한 조직이 마련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경우 개발 당시 진행 상황, 준비 예정 자료, 피드백에 대한 즉각적인 공유가 이뤄져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 회장도 “신약을 개발하려면 비임상 혹은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개발 타당성을 검토하게 되는데, 기존 사례가 없는 약물은 개발방향을 설정하기 어렵다”며 “비임상 및 임상시험 등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법령 개정이나 가이드라인 제정까지 지원해주는 부처가 생긴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심사인력 턱없이 부족..악순환 근원”
국내 허가심사·품질평가 전문성의 질적, 양적 강화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일례로 식약처의 의료제품분야 허가및 심사 인력은 2019년 기준 333명(공무원 176명, 계약직 157명) 이다. 같은 기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8398명, 유럽 의약품청(EMA) 약 4000명, 캐나다 헬스캐나다(HC) 1160명,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561명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윤 부회장은 “식약처 심사인력이 해외 관련 기관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해 규제 개정 및 심사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로 인해 실질적인 민원처리가 법적처리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자체 백신 개발 과정에서 식약처 등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인프라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며 “규제역량 체계화 및 선진화를 위해 심사·허가, 연구개발(R&D) 등 분야의 전문 인력이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인증시설 및 백신공정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가 육성을 통해 제품 출하 소요시간 단축과 인허가 과정 개선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처장이 신년사에서 약속한 ‘국가출하승인과 허가심사 병행(20일 내 출하)’이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용 감안한 적절한 약가 책정 필요”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요청 사항도 쏟아졌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신약개발이 미진한 상태다. SK케미칼(285130)이 1999년 7월 ‘선플라주(항암제)’로 국내 첫 번째 신약을 신고한 이후 현재까지 34개에 불과하다.
권 사장은 “신약 개발 시 가장 큰 허들인 대규모 임상 지원이 필요하다”며 “과학적으로 병용에 대한 타당성과 안전성이 충분할 경우, 전임상 동물 효력 시험 자료 등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비용을 감안한 적절한 약가 책정을 해야 한다”며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동기 부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실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진출에서 품질은 중요한 항목으로 많은 국내 제약사가 스마트공장 설립 등 설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R&D 세제 혜택 외에도 GMP 관련 생산 공정 지원책 확대 방안에 대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기업들의 제언에 대해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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