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보습학원발 코로나19 확진 72명…지역 교육계 '비상'

by박진환 기자
2021.04.08 16:32:50

사회적거리두기 격상에 학원 등 방역점검 등 차단에 총력
전교조 "대전교육청 뒷북…코로나 대응 전담팀 구성 시급"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의 한 보습학원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역 교육계를 엄습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밤사이 고교생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전시 동구 가양동 보습학원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2명으로 늘었다.

7일 오전 대전시 동구 가오동 동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확진자들은 보습학원 강사 1명과 중·고교생 54명(13개교), 고교 교사 1명, 중고생의 가족·지인 등이다. 학교별로는 명석고 30명, 대전여고 9명(교사 1명 포함), 우송고 5명, 송촌고 2명, 계룡디지텍고 1명, 서일고 1명, 청란여고 1명, 관저고 1명, 구봉고 1명, 가양중 1명, 한밭여중 1명, 송촌중 1명, 대전여중 1명 등이다. 중·고교생 중 11명은 학원 수강생이며, 1명은 확진 강사로부터 개인과외를 받는 고교생이다. 나머지는 같은 학교 학생이나 가족 등이다. 대전에서는 전날 당진에서 확진된 슬항감리교회 교인(당진 285번)의 가족(대전 1478번)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8일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대전시교육청도 학원과 학교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자 강화된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학교 밀집도의 경우 초·중학교는 3분의 1이 원칙이며,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초·중학교 중 600명 이하의 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하고, 600~1000명 학교 중 안전조치가 가능하며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친 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하다. 기초학력 보장 등을 위해 초등학교 1·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밀집도 대상에 제외, 현행과 같이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또 교육지원청 등과 합동 특별점검단을 구성해 8일부터 3주간 대전지역 학원·교습소 3690개소에 대해 전수 방역점검을 실시한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확산세를 꺾고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실행해 하루빨리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 확진자가 동구, 대덕구에 이어 중구, 서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렇게 10대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대전시교육청의 대응은 한발 늦거나 우왕좌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당국이 8일부터 3주 동안 학원과 교습소의 방역 실태를 전수 지도·점검한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풀이되자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IEM 국제학교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고 나서 곧바로 2월부터 이런 특별 조치를 단행했더라면 이번 동구 보습학원에서 촉발된 청소년 집단감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역설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대전교육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뒷북만 치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전담부서나 인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과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및 위기관리를 위해 하루속히 ‘코로나19 대응 전담팀’을 구성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